팬데믹과 기후위기의 시대, 더 적게 일하는 것이 바꿀 미래
윌 스트런지·카일 루이스 지음, 성원 옮김 l 시프 l 1만4000원 ‘주 4일 근무’ 등 노동시간 단축이 사회정책 분야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뉴욕주 의원,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등 각국 정치인들이 해당 논의를 본격화하는 등 전세계적인 관심 사안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속에 일부 기업들까지 임금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나서고 있다. “주 120시간 일하자”는 후보도 있긴 하지만, 대선을 앞둔 국내에서도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점차 불붙는 모양새다. 영국 학자 2명이 함께 쓴 <오버타임>은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와 의미, 현재 시점에서의 필요성 등을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오늘날 자연스럽게 여기는 주 5일 노동은 19~20세기 자본에 대한 ‘조직된’ 노동의 투쟁으로부터 나온, 사회적·역사적 산물일 뿐이다. “인간을 노동에 밀어넣을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고자 하는 자본의 요구와 일에서 벗어나 더 많은 자유시간을 누리고자 하는 노동자의 요구는 언제든 갈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은이는 “지금의 주당 노동시간 단축 캠페인은 노동시장의 질적 저하라는 맥락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국민소득 가운데 자본에 견준 임금의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이에 따른 불평등도 확대일로다. 정해진 최소 노동시간도 없는 ‘제로노동시간 계약’ 등 불안정한 일자리와 노동빈곤의 확대,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 아마존과 같은 ‘신경제’ 기업에서 더 높아져가는 작업장 내 압력과 감시 등 현재 노동시장의 질은 바닥을 치고 있다. “의미 있는 수준의 집단적 조직력과 정치적 규제가 없다면, 노동시장은 모두에게 경제적 안정과 자유를 보장하는 튼실한 메커니즘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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