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자크 비데
마르크스와 푸코 지적 유산의 협업
메타구조론으로 구조의 선전제 따져
소유-지식의 헤게모니적 역동성 주목
마르크스와 푸코 지적 유산의 협업
메타구조론으로 구조의 선전제 따져
소유-지식의 헤게모니적 역동성 주목
카를 마르크스, 미셸 푸코. 한겨레 자료사진
메타구조란 무엇인가
자크 비데 지음, 배세진 옮김 l 생각의힘 l 2만7000원 자본주의 발전에 따라 모든 것이 상품화된다는 카를 마르크스(1818~1883·아래 사진)의 말은 분명한 현실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에 대항해 계급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현실과 더욱 거리가 벌어졌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선 ‘해방된 생산자’가 아니라 규범화하고 통제하는 권력에 예속된, 미셸 푸코(1926~1984·아래 사진)가 말하는 주체와 그 분열, ‘인민 내부의 모순’이 더욱 도드라진다. 현대사회의 어떤 고갱이를 서로 다르지만 적확하게 지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르크스와 푸코는 그 각각뿐 아니라 둘 사이의 접점까지도 오늘날 사유의 커다란 숙제로 꼽힌다.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자크 비데(86)가 2014년에 쓴 <마르크스와 함께 푸코를>은 “마르크스적이고 푸코적인 두 유산을 서로가 서로에 의해 재교차되도록 함으로써 이 두 유산을 작업장 위로 다시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루이 알튀세르의 영향에 따라 마르크스주의를 재해석하는 데 집중해온 지은이는, 전작 <마르크스의 생명정치학>(오월의봄)에서 푸코에 도달하기 위해 마르크스를 참조한 데 이어 이번 책에서는 마르크스에 도달하기 위해 푸코로부터 출발한다. 무엇보다 지은이는 “착취라는 영역을 마르크스에게, 지배라는 영역을 푸코에게 할당”하는 식의 절충주의적 분할을 비판하며, “마르크스의 접근과 푸코의 접근을 모두 함께 포함하는 하나의 동일한 이론적 구축물로서 현대사회에 대한 일반 이론”을 지어보겠다고 말한다. 그 핵심에는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메타구조’가 있다. 메타구조론은 지은이가 마르크스주의의 약점을 보완하고 새롭게 만들기 위해 천착해온 일종의 방법론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현대의 사회적 구조를 만드는 토대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조가 실존하기 위해 먼저 존재하는 허구적인 조건(선전제)이 무엇인지 따져묻는 접근이다. 이런 의미에서 마르크스는 이미 합리적인 ‘시장’을 선전제로 삼는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을 들여다봤다. 자본주의적 계급구조는 노동을 상품으로 변형해 착취하지만, 합리적이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계약이라는 기반 위에 세워져 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 때 노동력은 스스로 상품이 되니, 자본주의는 이것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드는 주장으로부터 발생한다. 이를 두고 지은이는 “현대성(또는 현대적 사회질서)은 ‘이성의 도구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를 마르크스
미셸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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