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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꿈과 현실 넘나들며 ‘인간’ 찾아가는 모험

등록 2021-12-24 04:59수정 2021-12-24 19:16

에데나의 세계
장 ‘뫼비우스 ’ 지로 지음, 장한라 옮김 l 교양인 l 2만 5000원

프랑스의 만화가 장 앙리 가스통 지로(1938~2012)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에데나의 세계>(1983~2001)는 에스에프(SF) 그래픽노블의 걸작으로 꼽힌다. ‘지르’라는 필명으로 사실주의적인 서부극 만화를 선보인 것과 달리 ‘뫼비우스’라는 필명으론 에스에프 영역에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제임스 캐머런 등 많은 창작자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은 ‘별 위에서’ ‘에데나의 정원’ ‘여신’ ‘스텔’ ‘스라’라는 다섯 개의 본편과 프롤로그, 에필로그, 번외편으로 구성됐다. 먼 미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출신의 인간인 스텔과 아탄은 ‘에데나’라는 행성에서 그동안의 삶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 놓인다. 분자 합성 장치가 만든 합성 식품을 먹고, 생체 임플란트로 신체반응을 조절하고, 잦은 장기이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해온 그들은 아카이브에 저장된 지구의 모습과 닮은 에데나에서 자연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삶을 겪어낸다. 자연에서 난 음식을 먹고, 각각 남성과 여성의 몸으로 바뀌어가는 스텔과 아탄은 변화에 따른 혼란으로 잠시 갈등하지만, 행성의 한쪽에서 비인간적으로 문명화된 ‘둥지’라는 자기만의 왕국을 세운 ‘아버지’란 존재에 대항해 서로를 그리워하며 꿈속을 헤맨다. 무의식의 세계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난관을 타개해야 하는 상황들은 현실과의 경계를 지우며 모호함이 극대화된다. 미묘한 색채로 그려낸 환상적인 이미지들이 사유의 범주를 더욱 넓혀주는데, 고도로 문명화된 삶에서 인간의 뿌리로 돌아가는 ‘복원’의 과정을 곰곰이 감각해보는 시간을 책은 선사한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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