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신뢰 , 공감 속에 숨어 있는 건강과 행복의 비밀
켈리 하딩 지음, 이현주 옮김 l 더퀘스트 l 1만 9000원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의 정신의학 교수인 켈리 하딩은 의학적 진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례의 환자들을 수없이 만나며 “질병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근본적인 조건’들”을 탐구해 <다정함의 과학>에 담아냈다. 1978년 로버트 네렘 박사 연구팀의 ‘표준 토끼 모델’ 실험에선 몇 달간 토끼들에게 동일한 고지방 사료를 먹였는데, 한 연구원이 먹이를 주며 말도 걸고 쓰다듬어준 토끼 무리는 다른 토끼들과 달리 혈관에 쌓인 지방 성분이 확연히 적은 결과가 나온 것처럼, “궁극적으로 가장 유의미한 방식으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진료실에서 일어나는 일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대하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인간으로서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더 관련이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한 사람의 건강 상태는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맥락의 결과”임을 책은 꾸준히 일깨운다.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공감과 신뢰, 손잡기와 포옹 같은 신체적 접촉, 사회적 유대감, 직장에서의 존엄성 등이 우리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책에 제시된 다양한 연구 결과가 확인시켜준다. 교육과 지역사회의 환경이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며,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난 사회문화의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봄으로써 책은 ‘잘 살아가는 일’에 대한 전반적인 사유로 이끈다. 건강을 해치는 부정적인 스트레스의 기준 수치를 낮추고 균형을 잘 유지하는 데에 자신과 타인에 대한 다정함과 사려 깊음, “더 행복하고 친절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함을 책은 이야기한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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