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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찢기고 버려져도 또다시 나부낄 깃발처럼

등록 2022-02-11 04:59수정 2022-02-11 10:55

봄의 혁명
미얀마, 사선을 넘나든 100일간의 기록
판셀로 지음, 니콜라스 시 옮김 l 모래알 l 1만5000원

“나는 여분으로 하나 남아 있던 NLD 깃발을 그들이 다시 뜯어낼 수 없을 만큼 높은 곳에 직접 올라가 게양했다. (…) 깃발을 다시 뜯어내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 마음속의 깃발은 꺾지 못할 것이다. 하나의 깃발이 뜯겨지면 또 내걸 것이다.”

판셀로가 펴낸 <봄의 혁명>은 ‘깃발’ 같은 것이리라. 미얀마 군부가 지난해 2월1일 쿠데타 직후 발표한 첫 체포 리스트 7명 중 유일한 여성. 미얀마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열혈 지지자인 판셀로는, 군부의 체포 위협에 맞서 양곤 시내에 숨어살다 타이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봄의 혁명>은 쿠데타 이후 도피 과정과 미얀마 민주항쟁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국민은 쿠데타 발발 이후 100일이 지나서야 무기를 거머쥐고 혁명을 일으키는 것만이 저 개 같은 군부를 왕좌에서 끌어내릴 방법임을 알게 됐다.” 판셀로는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항쟁 소식을 알리고 군부를 비판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판셀로(앞쪽). 모래알 제공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판셀로(앞쪽). 모래알 제공

판셀로는 망명에 성공했지만 온전한 자유는 얻지 못했다. “아직 풀려나지 않은 감옥 안의 사람들, 감옥 같은 나라에 갇혀버린 국민… 나는 아직 완전한 자유의 몸이라 할 수 없다. 나의 영혼은 미얀마의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여전히 갇혀 있다.”

민 아웅 흘라잉과 군부와 경찰이, 그리고 친군부 시위대가 뜯어내려 찢고 버려도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다시 내걸겠다는 깃발처럼, 이 책은 미국 임시 거처에서 마무리됐다. 이 기록은 미얀마 민주항쟁 지원 그룹을 통해 입수된 원고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처음 출간됐다. 미국에서도 나올 예정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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