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개 키우게 된 소녀 이야기
극적 상황과 유쾌한 반전이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 키워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개 키우게 된 소녀 이야기
극적 상황과 유쾌한 반전이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 키워
<개를 원합니다> 본문 삽화. 논장 제공
어떤 개든 상관없음
키티 크라우더 지음, 이주희 옮김 l 논장 l 1만6000원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아이를 돌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왔다. 동물도 아이처럼 먹이고, 씻기고, 잘 자랄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생명을 돌보는 일을 허투루 할 수 없지 않나. 아이 하나도 벅찬 나로선 동물을 좋아하면서도 반려동물을 들이는 게 쉽지 않다. “엄마, 우리도 개나 고양이 키우면 안 돼?” 묻는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늘 “안 돼”라고 답할 수밖에. <개를 원합니다>는 동물을 키우는 의미, 동물을 키울 때의 책임감을 아이와 얘기하기에 좋은 책이다. 밀리는 아침마다 “개 길러도 돼요?”라며 엄마를 조른다. 친구들은 학교에서 자신의 개와 강아지 이야기만 하니 외톨이가 된 기분이다. 늘 “안 돼”라는 답만 하던 엄마에게 어렵게 허락이 떨어진 날, 밀리는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프린스를 데려온다. 밀리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프린스를 한껏 꾸며 친구들 모임에 나간다. 그런데 순종 개를 키우는 친구들이 프린스를 “잡종” “난쟁이 양” 같다며 비웃는 게 아닌가. 하나같이 주인을 똑 닮은 개들도 둘을 무시하는 것 같다. 화가 난 밀리는 프린스를 집에서 쫓아낸다. 잘못을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개를 친구들 모임에 끼기 위한 도구, 나를 빛내는 장식품처럼 여겼던 것은 아닐까. 밀리는 프린스를 찾아 사과하고 안아준다. 프린스를 데려온 날, 프린스 목에 자신과 같은 파란 리본을 매줬던 것과 달리 이제는 밀리가 프린스의 털 색깔과 같은 주황색 리본을 머리에 묶는다. 프린스와의 진정한 우정, 반려인으로서 밀리의 성장을 보여주는 그림인데 작가는 프린스의 특별한 재능까지 보여주며 유쾌한 반전을 선사한다. <개를 원합니다>를 그린 키티 크라우더는 <메두사 엄마> <아니의 호수> 등을 펴낸 벨기에 출신 어린이책 작가다. 색을 잘 쓰기로 정평이 난 작가는 이번 책도 과감한 선과 형광색을 사용해 사람과 동물의 감정을 잘 표현해냈다. 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알려주기에 좋은 책이다. 4살 이상.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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