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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50년 전 광주 분수대 앞에서 ‘찰칵’한 친구 어디 있을까?

등록 2022-03-08 18:48수정 2022-03-09 02:31

1960~80년대 광주 도심의 상징 배경
시민 30명 기증한 기념사진들 모아
광주 동구청 ‘분수대 원풍경’ 펴내
1970년대 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두 친구가 갓 준공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서 찍은 사진.
1970년대 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두 친구가 갓 준공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서 찍은 사진.
1970년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지 않던 광주에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는 도시의 명소였다. 시민들은 시원하게 물을 뿜는 분수대를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도청 앞 분수대와 멀지 않은 충장로도 발길이 끊이지 않던 광주의 상징공간이다.

광주 동구청은 도심 기록화 작업의 하나로 광주 곳곳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이 찍힌 사진들을 모아 사진집 <분수대 원풍경>을 출간했다고 8일 밝혔다.

최희정 광주사진연구원 대표.
최희정 광주사진연구원 대표.
최희정 광주사진연구원 대표가 기획을 맡아 동구에 오래 거주한 시민 30여명으로부터 기증받은 사진으로 제작됐다. 사진집은 일상과 장소, 사진관 시대의 사진, 의례기념 사진, 우리 학교에서는, 두 마을 이야기 등 5개 장으로 구성됐다.

‘일상과 장소’에서는 주로 무등산과 전남도청 앞 분수대, 금남로·충장로, 전남대 등이 배경인 사진들을 모았다. 1964년 초여름 사직공원 언덕에서 양 갈래머리에 원피스 차림의 소녀와 단발머리에 교복 차림의 소녀가 무등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1970년 초 갓 만들어진 분수대를 배경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두 친구가 찍은 기념사진, 1976년 지산유원지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있는 할머니와 손자 모습, 해수욕장으로 출발하기 전 한껏 멋을 부리고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찍은 중학생들의 표정을 볼 수 있다.

‘사진관 시대의 사진’에서는 사진관에서 잔뜩 경직된 표정으로 찍은 가족사진, 백일·돌 기념사진뿐 아니라 맞선용 얼굴 사진도 담겼다. 1960년대 손수레에 사진 장비를 싣고 다니던 이동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은 동화적인 배경에 얼굴 사진을 합성하거나 시를 한쪽에 새겨넣는 등 다양한 시각적 연출을 시도했다.

1964년 광주 사직공원 언덕에 앉아 무등산을 바라보는 두 여학생. 아파트 단지가 없을 때여서 무등산이 잘 보인다.
1964년 광주 사직공원 언덕에 앉아 무등산을 바라보는 두 여학생. 아파트 단지가 없을 때여서 무등산이 잘 보인다.
1976년 할머니와 손자 등 한 가족이 광주 지산유원지 리프트 카를 타는 모습.
1976년 할머니와 손자 등 한 가족이 광주 지산유원지 리프트 카를 타는 모습.

1960년대 후반 이동식 사진관에서 찍은 동화적 배경에 형제 모습을 넣은 합성 사진.
1960년대 후반 이동식 사진관에서 찍은 동화적 배경에 형제 모습을 넣은 합성 사진.
‘의례기념 사진’에서는 주로 결혼식이나 환갑잔치, ‘우리 학교에서는’은 소풍, 체육대회 등 학교 행사, ‘두 마을 이야기’는 녹동·내지마을의 초가집 풍경이 담겼다.

최희정 대표는 서문에서 “1960~80년대 사진을 찍는 일은 경제적 부담이 있었지만 기쁜 날을 오래도록 추억하려고 기념사진을 찍곤 했다. 사진은 시민들 일상을 기록한 것이지만, 민중·풍속생활사나 지역사적 측면에서도 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책은 비매품으로 동구청 각 행정복지센터나 공립도서관 등에서 볼 수 있다.

H6s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사진 광주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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