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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 박래군의 한국현대사 인권기행 2
박래군 지음 l 클 l 2만원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전혀 줄지 않는 게 호기심이다. (…) 현장과 그 현장 속 사람들에 대해서도 듣고 싶고 알고 싶다.” 호기심과 현장, 듣고 싶고 알고 싶은 마음, 특히 사람들. 인권운동가 박래군을 잘 설명하는 말이다. <상처는 언젠가 말을 한다>는 박래군이 인권 현장을 찾아 귀 기울인 기록이다. “생생한 이야기들을 찾아서 듣고 나누고 그러다 보면 어렴풋하던 길도 더 또렷해진다. 미래가 아무리 암담해도 (…)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지혜를 모으면 그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는다.” 박래군은 동학농민혁명의 현장, 천주교 순교성지, 한국 최초의 인권운동단체인 진주 형평사의 흔적, 한국전쟁 때 민간인들이 ‘골로 갔던’ 학살터,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터, 동두천 미군 위안부 여성들의 희미해진 상흔, 성남 광주대단지 사건과 용산참사 현장, 노동 인권운동가 이소선의 삶이 아로새겨진 청계천, 구로, 창신동을 차분히 더듬어간다. 그곳에 남은 처참하고 쓸쓸한 상처는 박래군을 통해 말을 꺼낸다. 옛날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동학농민혁명을 살펴보고 “그들이 죽어서라도 이루고 싶었던 세상에 대한 꿈을 생각”하고, 천주교 순교자들의 궤적에서 “조선 민중의 열망”을 읽어내며 “한국현대사에 나타나고 이어져온 분신·자결과 같은 저항”을 떠올린다. 1909년 진주교회에서 선교사들의 설득으로 “일반인들과 백정들”이 함께 예배를 봤다는 기록을 살피면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성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한다. 이 책 인세는 박래군이 소장으로 있던 인권재단 사람과 현재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4·16재단에 기부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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