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차별’하는 말을 염라대왕 앞으로!

등록 2022-03-11 04:59수정 2022-03-11 09:09

나도 모르게 차별 담은 ‘나쁜 말’
학교·문구점에서 찾아내는 탐험기

아이들 머릿속 차별 자리잡기 전
더 좋은, 품위 있는 말 재밌게 안내

나쁜 말 사전
박효미 글, 김재희 그림 l 사계절 l 1만3000원

유모차·녹색어머니회·학부형·집사람·미망인·외할머니·외할아버지·숏다리·삐끼·벙어리·장님·병신·흑형…….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뭘까.

<나쁜 말 사전>은 부지불식간에 당연히 쓰던 단어에 들어 있는 ‘차별’과 ‘차별의 느낌’, ‘차별적 사용’ 등을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고르고 정리한 책이다. 예를 들어 외할머니. “외할머니는 엄마의 엄마를 말한다. 글자를 풀이하면 바깥 할머니라는 뜻이다. 아빠 쪽은 친할머니라고 한다. 가까운 할머니라는 뜻이다. 아빠 쪽은 가깝고 엄마 쪽은 바깥이라고 표현했으니 아빠가 중심이 된 가족 호칭이다. 엄마와 아빠는 평등하고 서로 존중하며 가족을 이룬다. 가족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식이다. 결론은 “할머니”라고 부르면 된다.

이런 나쁜 말을 찾아 알려주는 이는 ‘나쁜 말씨’다. 나쁜 말만 쓰며 살던 ‘나쁜 말씨’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염라대왕 앞에 섰다. 세상 나쁜 말을 잡아오면 불지옥을 면하게 해준다는 염라대왕의 말에 ‘나쁜 말씨’는 다시 세상에 내려온다. ‘나쁜 말씨’는 부지런히 학교, 문구점, 철물점, 구둣가게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골목을 돌아다니며 나쁜 말 36개를 찾고 다시 염라대왕 앞에 선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나쁜 말씨’의 탐험으로 짧고 간결하게 풀어낸 이는 박효미 작가다. 김재희 화가의 정감이 가는 그림도 이해를 돕는다. 출판사는 “엄청난 신조어와 인터넷 용어, 줄임말 등이 폭발하는 시대에 아이들 머릿속에 차별이 자리 잡기 전에, 모르고 써왔던 ‘차별을 담은 말’을 알려주고, 더 좋고 품위 있는 말을 쓰도록 미리 안내할 수 있도록” 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꼭 나쁜 말이 아니더라도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을 쓰자는 등 더 나은 표현의 단어도 담았다. 책을 읽고 나면 대화를 나눌 때 ‘흡’ 하고 목구멍 사이의 말을 잠시 멈추고 좋은 말인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그림 사계절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