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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수학 가까이에서 세상 이해하기

등록 2022-03-18 04:59수정 2022-03-18 09:30

[한겨레BOOK]

경이로운 수 이야기
영, 무한 , 공포의 13
알브레히트 보이텔슈파허 지음, 전대호 옮김 l 해리북스 l 1만 4800원

우리는 일상에서 매 순간 수와 만나지만 별다른 인식 없이 금세 지나쳐버리곤 한다. 그러나 기센대학교 이산수학 명예교수이자 수학 교육에 헌신해온 알브레히트 보이텔슈파허는 “수는 세계를 여는 열쇠”라고 정의하며 <경이로운 수 이야기>를 통해 ‘수 각각의 고유한 의미’를 살펴본다. 지은이는 하나의 수를 흥미롭게 만드는 건 “그 수의 수학적 속성들”이지만 “그 수에 얽힌 사연”과 “사람들이 그 수를 받아들이기까지의 역사”도 기여한다는 것을 각 챕터에 제시된 수를 통해 확인시킨다.

“1은 최소한 유일무이한 특별함을 지녔다” “1은 수들의 시초이며, 어떤 의미에서 최초의 수다”(1―하나일 수밖에 없어), “‘2를 말할 수 있음’은 ‘나와 세계를 구별할 수 있음’을 뜻한다”(2―차이를 만들어내는 수), “3은 2 다음에 나오는 수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3은 수들의 새로운 성질 하나가 드러나는 출발점이다. 3은 결속, 맺음, 절정을 표현하는 최초의 수, 바꿔 말해 한층 높은 전체를 표현하는 최초의 수다”(3―최초의 전체). 이렇게만 봐도 수마다 고유성은 선명하다. 숫자 하나씩 불러내 각각의 프로필을 정리하는 듯한 시도가 눈길을 잡는다.

발명이 뒤늦게 이루어진 0이 기호 ‘0’으로 자리 잡기까지 고대인들은 어떤 인식 과정을 거쳤는지 짚어보고, 성경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12(예수의 제자 12명 등)라는 수가 가진 ‘완결성’을 약수를 6개(1, 2, 3, 4, 6, 12)나 지녔다는 수학적 속성에서 찾아내기도 한다. 13은 불운한 수로 인식되곤 하지만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불운의 수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도 한다.

수마다의 흥미로운 점으로 제시한 것들이 수학자가 아닌 일반 독자의 눈에도 모두 경이롭게 다가오는 것만은 아니다. 서문에서 “이 책을 읽기 위해 수학 지식은 필요하지 않다”고 문턱을 낮춰주지만 제시된 수식이 마냥 쉽지만도 않다. 그러나 그 수식들을 이해하기 위해 골똘해지는 순간이 주는 몰입의 즐거움은 크다.

수의 속성을 탐구하며 긴 시간 무수한 노력을 해온 역사 속 수학자들의 모습을 접할 때나 1974년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지구 밖으로 발신된 1679비트 길이의 메시지(1,679―외계인 탐사를 상징하는 수)를 통해 지능을 지닌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타진해볼 때엔 흥미로운 수의 세계가 과거를 거쳐 미래로까지 무한히 확장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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