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의 소설집 <저주 토끼> 영어판(안톤 허 옮김, 혼포드 스타, 2021)이 영국의 권위 있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 앞서 같은 옮긴이의 번역으로 <저주 토끼>와 함께 1차 후보에 올랐던 박상영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 틸티드 액시스, 2021)은 최종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며, 이 상의 인터내셔널 부문은 영어로 번역되어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비영어권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2016년 한강의 <채식주의자>(데버러 스미스 옮김)가 해당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그 뒤 2018년 역시 한강의 <흰>과 황석영의 <해질 무렵>이 이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저주 토끼>는 현실과 환상이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단편 10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정보라 작가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예일대 러시아동유럽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에서 러시아 문학과 폴란드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이 안톤 허(한국 이름 허정범)는 황석영의 <수인>, 신경숙의 <리진>, <바이올렛> 등 지금까지 15종 남짓한 작품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로, 현재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에서 강의하며 한국문학 번역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저주 토끼>를 출판한 혼포드 스타는 배명훈, 최진영, 강경애 등 여러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 소개하고 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작가와 번역자에게 함께 시상한다. 올해 이 부문 최종 후보에는 <저주 토끼>와 함께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의 <야곱의 책들>,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새로운 이름>, 일본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의 <천국>, 아르헨티나 작가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의 <엘레나는 안다>, 인도 작가 지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 등 6편이 선정되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수상작은 5월2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최재봉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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