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21세기 아시아 귀신’ 모습과 의미
경계에 머무는 ‘계류자’ 성격 강해
인간과 교섭하는 방식도 다양해져
‘포스트휴먼’ 담론도 귀신과 연결
‘21세기 아시아 귀신’ 모습과 의미
경계에 머무는 ‘계류자’ 성격 강해
인간과 교섭하는 방식도 다양해져
‘포스트휴먼’ 담론도 귀신과 연결
망자가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무속신화의 상상력에 기반을 둔 한국 영화 <신과 함께>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요괴에서 좀비, 영혼 체인지, 포스트휴먼까지 아시아 귀신담의 계보
최기숙 지음 l 현실문화 l 1만8000원 죽을 수도 살아갈 수도 없어 이승을 떠도는 존재인 귀신은,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각종 대중문화 콘텐츠 등을 타고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고전문학과 한국학, 젠더와 감성 연구를 해온 최기숙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는 <계류자들>에서 “장르와 매체를 달리하여 리메이크될 뿐 아니라 현대의 새로운 이슈를 품고 창신”하고 있는 ‘21세기 아시아 귀신’들의 모습과 그 의미를 파고들었다. 지은이는 전작 <처녀귀신>(2011)에서 조선시대 문학에 재현된 여성 귀신을 통해 “사회정의를 되묻는 성찰의 매개”로서 귀신 서사를 조명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귀신은 “생전의 인간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삶을 떠안은 연장체이자 그 정치적 부수물”, 한마디로 “산 사람이 감당해야 할 부채”로서 의미를 지닌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귀신은 생사의 경계를 뚫고 일시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존재로, 대체로 이에 대한 대응은 그를 현실로부터 축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귀신과의 교섭 방식이 긍정과 부정, 양자의 혼성으로 다원화했다.” 웹툰과 만화, 드라마, 영화 등에서 이제 귀신은 공조와 협력, 때로는 로맨스를 나누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과 교섭하며, 심지어 전문성과 개성을 갖춘 능력자가 되어 인간 세상에 머물기도 한다. 웹툰 <바리공주>에선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여러 귀신들에 공감하여 그들의 해원을 돕는 귀신-인간-신 협력팀이 활약한다.
귀신과는 또다른 인간의 사후적 존재인 좀비가 대거 등장하는 한국 영화 <부산행>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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