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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탈진실 시대, 철학의 진단과 제안

등록 2022-04-15 04:59수정 2022-04-15 10:32

진실의 조건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l 푸른숲 l 1만8000원

혼돈의 시대다. 진실이 무엇인지, 과연 있기나 한지, 혼란스럽다. 이름하여 탈진실 시대다. <진실의 조건>의 저자는, 사람들이 속는 데서 더 나아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 자체를 빼앗기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친 이들은 구분하기를 포기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된다. ‘대안적 사실’이라는 말까지 횡행하기에 이르렀다.

저자는 이제 “철학자가 나서야 할 때”라고 선언한다. 선동가들의 노골적인 전략에 맞서 지식, 믿음, 거짓, 증거 등 중요한 철학 개념들을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애쓴다. 무엇보다 지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지식 부족이 인지 왜곡을 이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더닝-크루거 효과’의 대표적 예는, 시험 성적이 낮은 학생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것이다. 선동가들이 대안적 사실이나 내러티브를 퍼뜨리는 것은, 대중의 지식 습득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탈진실 시대를 극복하려면 결국 교육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짚는다. 스웨덴 출신인 저자는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스웨덴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며, 보편타당한 지식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또한 진실 구별을 위한 실천사항으로 비판적 사고, 출처 비평, 전문가 신뢰, 토론과 팩트 체크를 제시하고, 무엇보다 언론과 전문가의 소임을 강조한다. 이를테면 이렇다. 기자는 ‘현실에 대한 설명과 주장을 신중하게 구분해야 한다. 모든 주장을 동등하게 대하는 중립성이 아니라 좋은 근거를 가진 주장을 제시하는 객관성이 목적이다.’ 학자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마음을 열어놓아야 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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