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몸 ’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l 한겨레출판 l 1만 5500원 “자기를 수용하지 못하면 결국 약자를 공격하거나 조종하게 된다. 내 몸의 추함이 수치스러울수록 그 수치심을 타인에게 투사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겨레>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하고 ‘세이브더칠드런’에 몸담았던 김소민 작가의 에세이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는 ‘몸’에 관한 세밀한 사유로 가득하다. 제각기 다른 몸을 두고 어떤 기준에 맞춰 재고 따지면서 공고화한 차별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깨닫게 하면서도, 그런 시선에서 마냥 자유롭지 못한 심정도 드러내기에 책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관리당하는 몸’에선 여성의 몸에 가해진 차별을 다뤘는데, 40대 여성으로서 탈코르셋과 월경 혐오, 아줌마에 대한 시선 등을 이야기한다. ‘추방당하는 몸’에선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인권을 침해당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눈길을 돌린다. ‘돌보는 몸’에선 나이 들며 서로에게 필요한 손길과 돌봄노동의 가치를 지은이의 일상에서 길어 올린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인기척’에선 반려견 몽덕이와 단둘이 살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독을 넘어 세상과 연결되는 모습을 비친다. “한 사람이 사는 세상은 그 사람이 공감각하는 고통의 경계까지다.” 책은 나와 타인의 몸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게 한다. “자신의 약함을 절감할수록 연민의 폭은 넓어진다. 그런 연민은 다정하고 평등하다. 그 다정함이 나를 구원할 거다”라고 지은이는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유에 함께해보길 권한다. 오래 곱씹으면서도 점차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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