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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밀란 쿤데라는 왜 ‘자발적 실종’ 택했나

등록 2022-05-27 04:59수정 2022-05-27 17:01

밀란 쿤데라를 찾아서
아리안 슈맹 지음, 김병욱 옮김 l 뮤진트리 l 1만4000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으로 유명한 작가 밀란 쿤데라(93)는 “자신의 내밀성을 상실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라는 자기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30여년 동안 언론 등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리며 살아가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 기자 아리안 슈맹은 ‘자발적 실종’을 택한 이 작가의 뒤를 좇는다. 쿤데라의 아내 베라와 만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은이는 이 ‘내밀성’의 작가를 존중하는 태도로 그의 발자취 전체를 신중하게 들여다보는 길을 밟는다. 첫 소설 <농담>(1967)으로 이름을 알린 쿤데라와 그의 아내는 ‘프라하의 봄’ 이후 체코 비밀 경찰국의 위협 섞인 감시에 시달리다, 그를 상찬하는 ‘수호천사’들에 이끌려 프랑스로 망명했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 위키미디어 코먼스
소설가 밀란 쿤데라. 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작품들이 ‘개작’에 가깝게 번역되어 있었기에 이를 전부 다시 번역하는 데 매달려야 했고, 급기야 새 작품(<느림>)부터는 아예 프랑스어로 써서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프랑스 문학계의 태도는 망명 이전과 달랐다. 2008년에는 그에게 ‘과거 반체제 청년을 공산당에 밀고한 경력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2019년 체코 국적을 되찾았으나 이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어렵다.

책은 공산주의자인지, 반체제파인지, 좌파인지 혹은 우파인지 집요하게 쏟아지는 질문들 앞에서 줄곧 “나는 소설가”라고 말하는 쿤데라를 조명한다. “이제 그들은 진짜 체코인도 아니고 진짜 프랑스인도 아니다. 그들에게 아직 유럽이 남아 있긴 하지만, 유럽이라는 별도 이젠 빛을 잃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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