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안 슈맹 지음, 김병욱 옮김 l 뮤진트리 l 1만4000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으로 유명한 작가 밀란 쿤데라(93)는 “자신의 내밀성을 상실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라는 자기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30여년 동안 언론 등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리며 살아가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 기자 아리안 슈맹은 ‘자발적 실종’을 택한 이 작가의 뒤를 좇는다. 쿤데라의 아내 베라와 만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은이는 이 ‘내밀성’의 작가를 존중하는 태도로 그의 발자취 전체를 신중하게 들여다보는 길을 밟는다. 첫 소설 <농담>(1967)으로 이름을 알린 쿤데라와 그의 아내는 ‘프라하의 봄’ 이후 체코 비밀 경찰국의 위협 섞인 감시에 시달리다, 그를 상찬하는 ‘수호천사’들에 이끌려 프랑스로 망명했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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