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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 북새통, 그리웠어…3년 만의 ‘책 축제’에 2만여명 몰렸다

등록 2022-06-01 17:33수정 2022-06-01 19:35

2022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코로나 이전보다도 많은 인파 몰려
소설가 김영하 “책은 우리 정신의 집”
오는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계속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은 건축물이다’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소설가 김영하.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은 건축물이다’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소설가 김영하. 최원형 기자

팬데믹의 긴 터널 속에서 책을 집에서 읽으며 버텼던 ‘책 애호가’들이, 3년 만에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즐기는 ‘책의 축제’에 몰려들었다.

1일 ‘2022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에이(A)홀 앞에는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도서전 개막식이 열린 이날은 때마침 지방선거날이라, 이미 사전투표를 했거나 오전에 일찌감치 투표를 마친 시민 상당수가 도서전에 발걸음을 한 것으로 보였다. 전시된 여러 책들에 호기심 어린 눈길을 던지는 수많은 눈동자가 밤하늘 별만큼 많았다.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을 포함해 젊은 세대의 참여가 특히 두드러졌다.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의 출판 관련 행사로 꼽히나,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처럼 ‘제대로’ 열린 것은 3년 만이다. 2020년엔 랜선을 통해서만, 지난해는 장소를 옮겨 초라하게 열렸다. 행사장으로 주로 이용되었던 코엑스 대신 성수동에서 차려진 도서전은 규모가 축소되어 겨우 명맥을 잇는 모양새였다. 올해 도서전은 마치 그동안 ‘대면’하지 못한 목마름을 한번에 해갈이라도 하겠다는 듯, 코로나 이전 그 어떤 해보다도 수많은 이가 몰려 성황을 이룰 전망이다. 도서전을 주최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 사전예매 티켓 수는 대략 1만2000장가량 됐었는데, 올해에는 사전 판매만도 2만장이 팔렸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방문 인원은 대략 2만5000명가량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소설가 김영하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몰려든 청중들의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소설가 김영하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몰려든 청중들의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인 ‘반걸음’에 맞춤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인 ‘반걸음’에 맞춤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 ‘발걸음’을 담은 전시장으로 줄을 지어 입장하고 있는 관객들.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 ‘발걸음’을 담은 전시장으로 줄을 지어 입장하고 있는 관객들. 최원형 기자

올해 도서전 홍보대사 가운데 한 명인 소설가 김영하(나머지 두 명은 소설가 은희경과 소설가 콜슨 화이트헤드)가 연사로 나선 ‘주제 강연’은 이날 가장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책은 건축물이다’라는 강연 주제에 대해, 김영하는 “팬데믹 시기 우리의 육체가 집으로 안전을 찾아 도피했다면, 우리의 정신은 책으로 도피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신에 책이란 것은 집과 같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건축물로 비유한 책이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는 그의 강연은 팬데믹 이후 다시 열린 도서전의 첫 강연으로는 더없이 맞춤했다. 사람들 역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올해 도서전의 전체 주제는 ‘반걸음’(One Small Step)이다. 사람들이 반걸음씩만 내디뎌도 세상은 조금씩 천천히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담았다. 앞으로 열릴 ‘주제 강연’도 다채롭다. 2일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그림으로 그대에게 반 발짝 다가가기’로, 3일 소설가 은희경이 ‘문학으로 사람을 읽다’로, 4일 소설가 한강이 ‘작별하지 않는 만남’으로, 5일 가수이자 작가인 장기하가 자신의 첫 책 <상관없는 거 아닌가>에 대한 북토크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주제 전시’에는 ‘반걸음’의 취지에 맞는 책들뿐 아니라, 유통·식품·패션·코스메틱·미디어 등의 여러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꾀하고 있는 10개 브랜드(그린오큐파이, 뉴닉, 다시입다연구소, 어글리어스 마켓, 요크, 이노마드, 위미트, 플라스틱 방앗간, 119REO, TOUN28)가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전시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전시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국인 콜롬비아 전시관에 콜롬비아 문학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국인 콜롬비아 전시관에 콜롬비아 문학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강연, 세미나, 북토크 등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최원형 기자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강연, 세미나, 북토크 등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최원형 기자

그동안 만나보기 어려웠던 국외 작가들의 참여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 <아노말리>의 작가 에르베 르 텔리에, 미국 주간지 <뉴요커>의 교열 편집자 메리 노리스, 프랑스 셰익스피어앤컴퍼니의 매니저 플로라 통킹,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 대표 위르겐 보스 등 전세계 출판계 전문가들이 이번 도서전에 직접 방문해 참여한다.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 콜롬비아에서도 현대 문학 작가, 시인, 출판계 관계자 등 30여명이 방한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 북토크, 작가와의 만남 등이 예정되어 있다.

2022 서울국제도서전은 오는 5일까지 5일 동안 계속된다. 더 자세한 정보는 2022 서울국제도서전 누리집(sib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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