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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연결고리 찾기

등록 2022-06-17 05:00수정 2022-06-17 09:13

책거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매주 회의를 열고 한 주 동안 쏟아져 들어오는 신간들을 헤집으며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책들을 골라냅니다. 역사, 철학, 과학, 문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필자들이 고심해 낳은 다양한 결과물들 가운데 손에 꼽을 만한 소수의 책들을 골라내는 것은 무척 괴로운 일입니다. 모든 책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을 텐데 말이죠.

이율배반 같지만, 추려낸 결과물들을 보며 뜻밖의 즐거움을 느끼는 때도 물론 있습니다. 고심 끝에 골라낸 이 책과 저 책 사이에, 미처 몰랐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연결고리를 발견해낼 때가 그렇습니다. 괴로운 마감 시간을 이겨내는 소소한 재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 연결고리의 발견은 ‘더 풍부한 맥락 아래에서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주는 한편, 제각각 멋대로 태어난 것 같은 책들이 실은 하나의 자기장 위에서 나침반처럼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확신도 갖게 해줍니다.

이번 주 북섹션에서 포착한 연결고리 가운데 하나는 바로 “번영”입니다. 생태경제학자 팀 잭슨은 <포스트 성장 시대는 이렇게 온다>에서 물질적 확장(성장)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삶을 사는 것(번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비로소 번영이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천선란 작가의 새 소설집 <노랜드>에 실린 작품 ‘바키타’에서 작품 속 화자는 번영이란 말을 전혀 다른 뜻으로 씁니다. 인간이 무한한 성장의 욕망을 그치지 못했을 때, 이 지구는 ‘인간이 없는’ 번영을 하고 말 것이라고요. 이렇게 뜻밖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따로 읽고, 나란히 읽고, 겹쳐 읽고, 거꾸로 읽어보시기를, 독자 여러분께도 권해봅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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