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책&생각] DNA 발견을 잉태한 ‘융합형 사유’의 실타래

등록 2022-07-08 05:00수정 2022-07-08 10:13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의 법칙을 찾아 나선 양자물리학자의 지적 탐험

오철우 지음 l 사계절 l 1만7000원

디엔에이(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프랜시스 크릭은 1953년 역사적인 논문을 발표한 뒤 양자물리학의 대가 에르빈 슈뢰딩거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가 1944년 발표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분자생물학의 세계에 뛰어든 것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슈뢰딩거는 이 책에서 유전자는 비주기적 결정이며, 이 작은 물질이 방대한 유전 정보를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무수한 조합의 암호를 담을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끌어냈다. 디엔에이를 몰랐던 시절의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 양자이론 등의 지식을 융합해 추론하고 검증하며 정리한 과학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실제로 훗날 디엔에이엔 네 가지 염기가 비주기적으로 나열돼 있으며, 세 가지 염기가 짝을 이뤄 다양한 유전 암호를 만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슈뢰딩거가 밟아간 지난한 지적 탐험의 여정을 편안하게 안내해주는 해설서가 나왔다. 함께 강독을 하듯 원저의 순서를 따라 주요 마디별로 끊어 읽으면서 그 의미와 과학사적 맥락을 설명하고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본 논평을 곁들였다.

저자는 이 책이 고전으로 대접받는 이유는 누구나 궁금해할 근본 물음을 부여잡고 여러 분야를 종횡하며 답을 찾아가는 진지한 지적 탐험의 전범을 보여주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그 탐험의 과정을 슈뢰딩거의 전기와 다른 저작, 다수의 비평, 현대의 과학교과서 등 다양한 자료를 매개로 입체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이 해설서 역시 고전 읽기의 한 모델을 보여준다.

탐험을 이어가게 하는 힘은 끊임없는 질문이다. 과학은 많은 답을 찾아냈다. 그러나 물음은 지금도 계속된다. 21세기의 합성생물학, 인공지능은 생명의 본질에 대한 질문의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취했나 봄’ 패러디 쏟아지고…문화·체육계도 ‘계엄 후폭풍’ 1.

‘취했나 봄’ 패러디 쏟아지고…문화·체육계도 ‘계엄 후폭풍’

12·3 계엄 ‘서울의 밤’…현실이 영화를 이겨버리네 2.

12·3 계엄 ‘서울의 밤’…현실이 영화를 이겨버리네

연예계도 계엄 여파 ‘혼란’…두아 리파 내한공연 두고 문의 빗발 3.

연예계도 계엄 여파 ‘혼란’…두아 리파 내한공연 두고 문의 빗발

폴 매카트니 사망설, 사실로 밝혀지다 (1보) 4.

폴 매카트니 사망설, 사실로 밝혀지다 (1보)

출판인회의 “출판의 자유 압살 윤석열을 규탄한다” 5.

출판인회의 “출판의 자유 압살 윤석열을 규탄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