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책&생각] 다정과 환대로 상처를 치유하는 정여울의 세계

등록 2022-07-22 05:00수정 2022-07-22 09:45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정여울 글×이승원 사진 l 이야기장수 l 1만6000원

흔히 같은 뜻의 한국어, 영어지만 어감이 영 다른 단어들이 있다. 수필과 에세이가 그렇다. 피천득의 수필이 담고 있는, 모자라면서도 따뜻했던 그 시절 풍경은 우리에게 아릿함을 남기지만, 과잉과 결핍이 극단적으로 뒤죽박죽된 현대인의 가슴을 보듬는 건 에세이스트들의 몫이리라.

이 시대 가장 열정적인 에세이스트라는 정여울 작가가 내놓은 신간이다. 큰 틀에서는 여전하다. “우아하고 진보적”이지 않은 부모님, 세상에서 “단 한 명의 스승”이었던 문학평론가 황광수, 마음속 지향점과도 같은 “늘 열심히 읽고 쓰”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등장한다. “매일의 고통을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MBTI 적성검사 같은 것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며, 나를 미워하고 외면했던 “타인의 다름과 독특함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는 사람들”을 극복하자고 말한다. “애써 명랑한 척하지만 사실은 극도로 내성적인”, “예민하고 성마른 여행자”인 본인도 사실 “모난 부분을 부풀려 더 본격적으로 모난 삶을” 살다 보니 “끝없이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 됐다며…. 창문, 반려견, 놀이터 그네, 영화 등 다양한 소재를 결국 ‘나에의 환대’로 묶어내는 힘은, 동반자 이승원의 사진들과 함께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리라.

눈에 띄는 대목 하나는 책을 편집자에 바친다는 헌사. 모든 훌륭한 책에는 편집자란 가려진 존재가 있다며, 독자·작가와 더불어 책을 이루는 삼총사의 반열로 호출한다. 이 책 편집자 이연실(이야기장수 대표)은 정 작가가 2008년 펴낸 첫 문학평론집 <내 서재에 꽂은 작은 안테나> 편집자. 14년 만의 공동작업이 꽤 행복했던 듯하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해품달’ 송재림 숨진 채 발견…향년 39 1.

‘해품달’ 송재림 숨진 채 발견…향년 39

OTT 불법 스트리밍으로 거액 챙긴 ‘누누티비’ 운영자, 결국 잡혔다 2.

OTT 불법 스트리밍으로 거액 챙긴 ‘누누티비’ 운영자, 결국 잡혔다

연말 ‘로코’에 빠져든다, 연애세포가 깨어난다 3.

연말 ‘로코’에 빠져든다, 연애세포가 깨어난다

두 달만 참으면 2배 이상인데…민희진, 이달 초 이미 풋옵션 행사 4.

두 달만 참으면 2배 이상인데…민희진, 이달 초 이미 풋옵션 행사

천만 감독·천만 배우·300억 대작, 썰렁한 극장가 달군다 5.

천만 감독·천만 배우·300억 대작, 썰렁한 극장가 달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