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비밀을 여는 마음의 열쇠
피터 로번하임 지음, 노지양 옮김 l 교양인 l 1만8000원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존 볼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보육원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관찰한 뒤 ‘애착 이론’을 정립한다. 유아기 주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맺지 못하면,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어른이 돼서도 각종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이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심리상담 예능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미국 언론인 피터 로번하임이 쓴 <애착 효과>는 이 이론이 현실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대중의 언어로 풀어낸다. 작가는 생애 초기에 형성돼 평생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애착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 혼란형이다. 안정형은 유아기 안정적인 애착 관계에서 성장한 이들로 정서가 안정되고 자신과 타인에게 긍정적인 유형이다. 반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으로 자라기 쉽다. 불안형, 회피형, 혼란형에 해당하는 이들이다. 불안형은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회피형은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먼저 거리를 두는 유형이다.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들, 갈등이 생겼을 때 관계를 피하는 이들이 각각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 혼란형은 불안형과 회피형 성향을 함께 지닌 이들이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고통은 대체로 이런 유형의 어긋난 조합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의문이 남는다. 안정적인 애착 관계 속에서 자라지 못한 이들은 평생 불안정한 관계를 반복해야 하는 ‘천형’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가. 그 답은 ‘관계의 비밀을 여는 마음의 열쇠’라는 부제를 단 이 책 속에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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