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의 주제로 읽는 동남아시아의 역사, 문화, 정치
강희정·김종호 외 지음 l 한겨레출판 l 2만1000원 ‘동남아시아’라는 명칭은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스리랑카에 ‘동남아시아 사령부’를 설치하면서, 일반화됐다. 스리랑카의 동쪽, 일본의 서쪽이라는 지리적 구분이었던 동남아는 냉전을 거치면서 지정학적 규정으로도 진화했다. 동남아는 역사 이래 부단한 외부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됐다. 북쪽의 중국 대륙으로부터 인류 발원 이래로 끊임없는 이주가 이뤄져, 연안의 선주민들을 대체했다. 고대 이후에는 서쪽의 인도에서 인적·물적·문화적 영향이 가해졌다. 근대 이후에는 영국·네덜란드·프랑스 등 서방이 식민지배를 통해, 2차 세계대전 때에는 일본이 점령으로, 전후에는 미국이 베트남전 등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동남아는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점점이 박힌 가운데 모자이크 같은 문화와 종교 구성을 지니면서도, 현재 공통의 정치·경제 정체성을 추구하고 있다. 세계 4대 종교인 불교·이슬람·기독교·힌두교가 대등하게 공존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주변 강대국에 기본적으로 등거리 노선을 추구하고,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체제가 갈등하고, 경제적으로는 역내 교류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저자들은 너무나 다양한 것이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인 동남아 입문을 위해 30개의 키워드를 정리했다. 바나나 머니, 인도인, 쌀, 향료, 발리, 페라나칸(중국인과 현지인 혼혈), 왕실 등의 키워드들이다. 기존의 통사적 접근보다는 단면적 접근이 동남아 11개국의 복잡다단한 역사와 현실을 쉽게 정리해준다. <한겨레>에 연재됐던 ‘랜선 동남아’를 필자들이 더 보강해서 책으로 펴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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