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과 현실이 가리키는 새로운 미래
강경석 지음 l 창비 l 2만4000원 강경석(<창작과비평> 편집위원)의 첫 문학비평집 <리얼리티 재장전>을 읽노라면, 이 책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오래 전 몇 개의 글이 기억 속에 어렴풋이 출몰하는 경험을 몇몇은 하게 될 것 같다. 민족문학과 리얼리즘 논쟁을 다룬 윤지관의 <다시 문제는 리얼리즘이다>(1992), 민족문학론을 선도한 최원식의 <생산적 대화를 위하여>(1997), 민중문학 전위를 자처했던 김명인의 <불을 찾아서>(2000)가 그것이다. 계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들을 잇는 혹은 드문드문 떠올리게 하는 2020년대 비평집이다. “‘민주화 이후의 한국문학’이 도달한 각성의 높이가 어디까지인가”를 묻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계간 창비 등 각종 문예비평지에 수록했던 스물일곱 편의 글을 모았다. 오늘날 우리 삶의 양상과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달라진 세상의 감각이 새롭게 불러내는” ‘문학과 정치’로 묶일 만한 작품들이다. ‘재장전’이 말해주듯 첫 비평집 특유의 과감하고 새로운 의욕으로 충만해 있다. ‘다른 세상을 만드는’ 과업, 말하자면 체제적인 변혁과 극복을 소망하는 비평 글들이다.

‘리얼리티 재장전’의 지은이 강경석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강민구,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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