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무서운 피트
도망가도 숨어도 끈질기게 따라오네
불 밝히자 작아지는 그림자
“같이 놀래?” 이제 친구가 되는 거야
도망가도 숨어도 끈질기게 따라오네
불 밝히자 작아지는 그림자
“같이 놀래?” 이제 친구가 되는 거야

길벗어린이 제공

안리오 글·그림 l 길벗어린이 l 1만6000원 어둠, 번개, 거센 바람…. 어른에겐 아무렇지도 않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거대한 공포로 다가오는 대상은 일상 곳곳에 널려 있다. 아이들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고, 불안하기에 그 실체를 알기 전 겁부터 먹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작은 세계는 수시로 침범하는 미지의 존재를 하나둘씩 만나며 점점 넓어지기 마련이다. <피트와 그림자>는 ‘그림자’라는 공포의 대상을 처음 마주한 아이의 마음을 엿보는 이야기다. 두려움을 딛고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모습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피트는 고민이 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혼자가 되면 자신의 그림자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그림자는 피트가 가는 곳 어디든 끈질기게 따라오고, 계속 쳐다본다. 소파 밑에 숨어도, 욕실 커튼 뒤에 숨어도, 장난감을 던져봐도 사라지지 않는다. 달빛이 환하게 비추는 어느 날 밤 그림자는 방을 가득 채우고, 피트는 그림자에 통째로 삼켜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엄마!”를 외친다. 그런데 엄마가 불을 밝히자, 그림자는 순식간에 피트보다 작아진다. 피트는 전등 스위치를 ‘딸칵’거리자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하는 그림자를 보고 깨닫는다. 그림자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이제 피트는 그림자가 무섭지 않다. ‘그림자놀이’를 하게 된 피트에게 좋은 친구가 한명 늘었을 뿐이다. 저자는 그림자의 음영과 크기, 표정에 변화를 주며 피트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두려움에, 또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빠져들게 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피트가 전등 스위치를 누르듯, ‘마음속 스위치’를 누를 용기를 낸다면 두려움의 대상이 조금은 달라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이르게 된다. <피트와 그림자>는 에이에이유(AAU) 스프링쇼(Academy of Art University Spring Show) 어린이책 부문 1위, 에이에이유 스프링쇼 심사위원상 등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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