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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놀면서 자란다, 아이도 어른도

등록 2023-01-27 05:00수정 2023-01-27 10:27

아이들 나라의 어른들 세계
돌봄과 교육 사이
박민영·박상민·손요한·한은혜 지음 l 베르단디 l 1만6500원

어린이 교육과 관련해 누구나 알고 공감할 만한 격언 두 가지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과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교학상장’. 서울 마포구 ‘도토리 마을 방과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나를 더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는 놀면서 자란다.

학교도 학원도 아닌 마을의 공동육아 집단인 이곳은 “관계와 생활에 관한 교육을” 한다. 선생님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신나게 놀면서,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사람으로 길러낼지에 집중된다. 아이들과 노는 데 서툴렀던 초보 선생님은 “몰라도 괜찮아. 처음엔 다 모르는 거야. 내가 알려 줄게”라며 옷깃을 잡아끄는 아이로부터 배우고, 채소만 먹어야 하는 템플스테이가 싫다던 아이들은 어른과 함께한 경험으로 “무김치가 맛있었다”는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 어른들이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시간을 준” 덕분에, 온 마을을 운동장 삼아 뛰어노는 도토리의 아이들은 지지고 볶고 싸우는 와중에도 규칙과 질서를 배우며 몸과 마음을 알차게 키워 간다.

아이들 나라에 사는 어른들의 고민은 뭘까. 마을 방과후는 제도권 교육에 편입되지 않은 곳이어서 선생님들의 처우가 좋지 않다. 10년을 열심히 일해도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직장이다. 부모들의 출자금과 보육료로 운영되는 곳이어서 해마다 상황이 다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을 사랑하면서도 이곳을 떠나는 선생님들이 늘고 있다 한다.

한 명의 어린이를 탁월한 어른으로 키워내는 과정에서 “고민의 끝은 없지만, 그 고민이 아이들을 살린다.” 도토리 마을 방과후를 넘어 마포구, 서울, 전국의 어른들이 같이 생각해볼 만한 문장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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