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바디우 지음, 박영진 옮김 l 문예출판사 l 2만2000원 알랭 바디우 세미나 프리드리히 니체
알랭 바디우 지음, 박성훈 옮김 l 문예출판사 l 2만4000원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86)는 1969년부터 1999년까지 파리8대학(뱅센대학) 교수를 지냈다. 파리8대학은 프랑스 5월 혁명의 열기 속에 미셸 푸코를 비롯해 당대 진보 지식인들이 주도해 세운 대학이다. 바디우도 이 대학 설립에 적극 관여했고 그 대학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바디우는 1975년 이래 해마다 ‘철학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이 세미나에서 얻은 결실로 <주체의 이론>(1982), <존재와 사건>(1988), <세계의 논리>(2005) 같은 주요 저작을 산출했다. 특히 1992년부터 1996년 사이에는 바디우 자신이 ‘반철학자’라고 부르는 프리드리히 니체,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 기독교 창시자 바울의 사상을 주제로 삼아 연달아 강의했다. <알랭 바디우 세미나 자크 라캉>과 <알랭 바디우 세미나 프리드리히 니체>는 라캉과 니체 세미나를 각각 담은 책이다. 세미나 내용을 특별한 가공 없이 그대로 출간했기에 바디우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반철학’은 플라톤 이후 이어져온 전통적인 철학에 반대하는 철학, 바디우의 표현을 쓰면 “진리라는 철학적 범주를 해임하는” 철학을 뜻한다. 진리의 담지자로 자임하는 전통적 철학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그 전통적 진리를 주인의 자리에서 내쫓는 철학이 바디우가 말하는 반철학이다. 그 반철학의 현대적 계보의 시초에 서 있는 사람이 니체다. 니체는 철학자를 ‘범죄자 중의 범죄자’라고 불렀으며 ‘유럽은 플라톤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치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디우는 니체를 두고 “빈곤하지만 결정적인 반철학의 군주”라고 부른다. 그 반철학 계보의 마지막에 놓인 사람이 라캉이다. 바디우는 라캉을 두고서는 “최후의 반철학자”이자 “가장 정교한 반철학자”라고 부른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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