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카가미 가오리 지음, 김영현 옮김 l 다다서재 l 1만7000원 “옛날 옛날 어느 곳에 거짓말밖에 하지 않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에게는 당연히 거짓말밖에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소년에게 질문을 던지기보다 비난을, 엄한 처벌을 외치는 목소리가 우리 사회를 가득 채운다. 책은 교도소로 깊숙이 들어가 ‘수많은 소년들’에게 비난 대신 질문을 던져본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교도소 내부를 10년간 들여다보며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감독인 저자는 죄명도 형량도 다른 4명의 청년들을 중심으로 죄와 벌, 그리고 인간에 대해 탐구한다. 주 무대는 일본 시마네현 시골 마을에 있는 민관 공동 운영 교도소다. 이곳은 초범에 형기 8년 이하 남성 수용자를 대상으로 갱생 프로그램 ‘회복 공동체’(Therapeutic Community·TC)를 운영한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원을 그리고 둘러앉은 수용자들이 나누는 ‘대화’다. ‘거짓말밖에 하지 않는 소년’은 수용자 각자 쓴 글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왔다.

영화 <프리즌 서클> 누리집 갈무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