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교를 닮은 독수리뼈
피보나치수열 보이는 식물 등
자연물과 인공물 형태 탐구
“형태에는 다양한 힘들 작용해”
피보나치수열 보이는 식물 등
자연물과 인공물 형태 탐구
“형태에는 다양한 힘들 작용해”
영국 서머싯주 랑포트의 패릿 강 위에 놓인 트러스교. 위키미디어 코먼스
자연 그리고 인간이 만든 모양의 탄생과 진화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지음, 고현석 옮김 l 이데아 l 2만2000원 트러스교는 삼각형 그물망 구조를 이용해 가벼우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다리 형태를 가리킨다. 한강철교와 동호대교 그리고 무너진 성수대교 등이 이에 속한다. 독수리의 중수골은 날개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최대한 가벼우면서도 강해야 한다. 그에 따라 트러스교와 비슷한 삼각 트러스 형태의 구조가 진화했다. 이런 사례는 같은 문제에 대한 자연의 해결 방법과 인간의 해결 방법이 같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의 디자인 전문가 크리스토퍼 윌리엄스가 쓴 <형태의 기원>은 자연물과 인공물이 취하는 각종 형태의 출현과 변화를 다룬다. 자연의 생물과 무생물 그리고 인간이 만든 온갖 물건은 겉보기에는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이지만, 그 안에는 공통의 법칙과 패턴이 있다. 지구 안의 모든 물체와 생명이 100개를 조금 넘는 제한적인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출발점이다. “100개 남짓한 원소로 이루어지는 수만 개의 조합이 수십만 개의 자연의 힘과 인간들의 힘의 영향을 받아 수십억 종류의 환경에서 무한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100에서 시작해 수만과 수십만, 수십억을 거쳐 무한으로 발전하는 형태의 기적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지은이는 형태를 이루는 요인들을 물질, 구조, 크기, 기능, 세대, 환경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형태에서 목격되는 통일과 유사성, 우연과 비합리성 등에 관한 논의를 덧붙인다. 미학과 건축학뿐만 아니라 역학, 지질학, 생물학, 인류학, 재료공학, 구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어우러져 형태를 둘러싼 흥미로운 지적 향연이 펼쳐진다.
소규모 다리 건설에 이용되는 워런 트러스교(맨 위)와 독수리 중수골 형태(가운데), 그리고 까마귀의 날개 뼈 끝부분(아래 왼쪽)과 성게 껍질(아래 오른쪽)에서 삼각형이 무작위로 형성된 모습. 이데아 제공
인간이 만든 형태들과 동물들 사이에는 흥미로운 유사점이 존재한다. 위로부터 호랑이와 워런 트러스교, 티라노사우루스와 이중 외팔보 구조, 들소와 아치 및 외팔보 결합 구조, 코끼리새와 단순 외팔보 구조, 스테고사우루스와 받침 아치 구조, 논병아리와 크레인. 이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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