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훼방과 위협에 맞서
자연과 생명 리듬 좇는 그들
첨단 기술과 장비 이용해
이동 경로와 비밀 탐사
자연과 생명 리듬 좇는 그들
첨단 기술과 장비 이용해
이동 경로와 비밀 탐사
미국 유타주에서 촬영된 제비갈매기. 한 해에 9만㎞ 이상을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철새의 놀라운 지구 여행기
스콧 와이덴솔 지음, 김병순 옮김 l 열린책들 l 3만2000원 회색뺨지빠귀는 몸무게가 30그램밖에 안 되지만, 해마다 북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에서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했다가 돌아온다. 도요물떼새 320여 종 가운데 적어도 19종은 약 4800㎞ 이상을 논스톱으로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뒷부리도요는 알래스카 서부에서 뉴질랜드까지 약 1만1500㎞를 한 번도 쉬지 않고 8~9일을 꼬박 날아 주파한다. 제비갈매기는 한 해에 9만1000㎞를 이동한다. 철새들이 해마다 지구의 이쪽과 저쪽을 오가면서도 길을 잃거나 낙오하지 않고 떠났던 자리로 돌아오는 메커니즘은 경탄과 호기심을 자아낸다. 미국의 탐조가이자 조류학자 스콧 와이덴솔의 <날개 위의 세계>는 자신의 직접 경험을 바탕 삼아 철새들의 이동에 얽힌 비밀을 파헤친다. 알래스카와 중국 황해 연안, 키프로스, 인도 북동부 나갈랜드 등과 미국 곳곳의 철새 경유지 등을 발로 뛰며 다양한 철새들의 이동 경로를 조사하고 새들의 이동을 가로막는 장애와 문제를 들춰낸다.
지구상에 몇백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넓적부리도요 수컷 한 마리가 황해를 떠나 막 도착한 러시아 극동의 툰드라 지대에서 반복해서 지저귀고 있다. ⓒGerrit Vin, 열린책들 제공
좀도요, 민물도요 같은 도요물떼새 수천 마리가 중국 상하이 바로 북쪽에 있는 둥링 갯벌의 단단한 갯바닥 위를 소용돌이치듯 빙빙 돈다. 해마다 황해의 간석지로 몰려드는 800만 마리의 도요물떼새 가운데 일부다. ⓒScott Weidensaul, 열린책들 제공
이처럼 아주 작은 아메리카도요들이 해마다 캐나다 동부 펀디만에서 브라질까지 논스톱으로 날아서 이동할 수 있다. 육상선수들이 기록 향상을 위해 약을 먹는 것처럼, 그들도 오메가3가 풍부한 해양 무척추동물을 먹는 것은 그것이 어느 정도 그런 능력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Scott Weidensaul, 열린책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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