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책&생각] 책을 사준다는 것

등록 2023-05-26 11:03수정 2023-05-26 11:04

책거리

한국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좌파 척결 블랙리스트’를 운용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한겨레 자료사진
한국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좌파 척결 블랙리스트’를 운용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한겨레 자료사진

내게 필요하고 좋은 책, 그렇지 않은 책 등 개인 단위의 기준들을 모두 합친다고 해서 과연 한 사회 전체에 필요한 책과 좋은 책을 추려낼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기에 우리는 ‘시장’과 다른 ‘공공’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출판문화의 경우 이 공공성이 더욱 강하게 요구되어야 하겠죠.

이 나라가 출판문화의 공공성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하고 있나 궁금해하며,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업무계획’을 펴봅니다. ‘한국문화(케이컬처)가 이끄는 국가도약, 국민행복’이란 비전 아래 온통 케이-콘텐츠, 수출, 관광 등의 이야기가 즐비합니다. 지역균형발전 등 ‘공공스러운’ 이야기가 좀 나오나 싶었는데… 이런, ‘공정’이라 쓰인 걸 ‘공공’으로 잘못 봤네요. 그냥 덮습니다. 전문성을 기대할 수 있는 ‘출판문화산업진흥계획’(5개년)을 펴보니, 이제서야 ‘공공’ 이야기가 제대로 나옵니다. 핵심전략 ‘모두를 위한 책’ 아래 ‘공공수요’란 추진과제가 있네요. “종이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우수하고 다양한 도서가 안정적으로 출판될 수 있게 하기 위한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답니다.

공공의 역할? 별 거 없습니다. 여러 수단들을 동원해 사람들이 좋은 책을 많이 사도록 만들거나, 이도 저도 안 되면 아예 직접 좋은 책을 사서 도서관 등을 통해 보급하는 거죠. 그런데 전자처럼 우아한 방식을 택할 수 없어 후자로 갈 경우, 우리는 그만 책을 사주는 ‘고마우신 나랏님’의 맨얼굴을 대면해야 하는 문제에 부닥치고 맙니다. 마음에 드는 작물이 없으면, 그분들은 언제라도 텃밭 자체를 갈아엎을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정년이’ 김태리 출두요…여성국극, 왜 짧게 흥하고 망했나 1.

‘정년이’ 김태리 출두요…여성국극, 왜 짧게 흥하고 망했나

책 버리려거든 통도사로 보내시오…“책들한테는 절이 최고 안전” 2.

책 버리려거든 통도사로 보내시오…“책들한테는 절이 최고 안전”

천만 감독·천만 배우·300억 대작, 썰렁한 극장가 달군다 3.

천만 감독·천만 배우·300억 대작, 썰렁한 극장가 달군다

OTT 불법 스트리밍으로 거액 챙긴 ‘누누티비’ 운영자, 결국 잡혔다 4.

OTT 불법 스트리밍으로 거액 챙긴 ‘누누티비’ 운영자, 결국 잡혔다

김준수, BJ한테 8억 뜯겼다…“녹취 공개 101차례 협박” 5.

김준수, BJ한테 8억 뜯겼다…“녹취 공개 101차례 협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