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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늦잠 자는 아이들, 게으름도 반항도 아니랍니다 [책&생각]

등록 2023-06-23 05:00수정 2023-06-23 09:42

말랑말랑 청소년의 뇌
아이를 사랑하고 싶을 때 하는 뇌과학 공부
다비드 부에노 지음,이진아 옮김 l 원더박스 l 1만9800원

중고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밤늦도록 자지 않고 자기 방에서 게임을 하거나 친구와 ‘카톡’을 나누는 아이와 실랑이를 해본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도통 아이가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고 화만 난다면 <말랑말랑 청소년의 뇌>를 펼쳐보자. 이 책은 옥스퍼드대와 바르셀로나대 교수이면서 신경계가 행동 및 학습 과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는 뇌 과학자 다비드 부에노 교수가 썼다.

저자는 뇌 과학 중에서도 특히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뇌의 변화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발달하는 뇌 부위는 솔방울샘이다. 뇌 정중앙에 있는 솔방울샘은 빛이 없는 동안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면서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청소년기에는 수면-각성 주기가 달라지면서 생체 시계가 어린아이나 성인보다 약 두 시간 정도 뒤처지게 조정된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은 게을러서 또는 부모에게 반항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발달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또 청소년기의 뇌를 이해하는 길라잡이로 편도체, 선조체, 전전두피질이라는 세 기관을 짚는다. 이 세 기관은 청소년기에 점진적으로 성숙한다. 전전두피질은 계획을 수립하고 감정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전전두피질의 인지조절 체계는 감정 반응이 생겨나는 편도체와 보상 체계를 탐색하는 선조체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정서 체계보다 더 느리게 성숙한다. 따라서 저자는 “청소년기에는 감정적 충동성이 높아지며 감정 반응을 통제하기 어렵”고 “정서적 과민성과 과잉 반응이 생겨나기 쉽다”고 설명한다.

책은 이처럼 청소년기의 뇌가 어떻게 발달하고 유아나 성인의 뇌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잘 소통하기 위한 방법도 제시한다. 청소년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소외감이니 정서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해주고, 전전두피질의 발달을 위해 아이들에게 계획하고 숙고하고 결정할 기회와 시간을 주라고 말한다.

자녀의 청소년기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부모들에게 이 책은 뇌 과학이라는 무기를 통해 ‘질풍노도의 시기’에 처한 자녀와 함께 지혜롭게 그 시기를 통과할 수 있는 길을 알려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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