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사도가 전하는 끝나지 않는 메시지
제인 구달·더글러스 에이브럼스·게일 허드슨 지음, 변용란 옮김 l 사이언스북스 l 1만8000원 희망의 사도가 다시 왔다. “때로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음, 도대체 왜 희망을 가져야 하지?’ 지구가 직면한 문제들이 엄청나기 때문이에요. 문제를 신중하게 분석한다면 때로는 해결하는 게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겁니다. 그런데도 내가 희망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요?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지 우리가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동물과 인간, 환경의 권리를 위해 30년 넘게 싸워온 제인 구달에게 ‘희망’은 앉아서 기다려도 될 게 아니다. “수천명이 실천하는 윤리적 행동과 노력이 쌓이면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지구를 지키고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이야기는 ‘왜 희망을 가져야 하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희망의 책>은 ‘희망의 사도’ 구달을 출판 기획자인 더글러스 에이브럼스가 세 차례 만나 묶은 인터뷰집이다. 원래 2019년 8월 한 차례로 끝내려 했던 인터뷰는 예상치 못한 가족의 병환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두 차례나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책을 내는 여정 자체가 절망과 희망을 오간 셈이다. 그래서 구달이 강조한 희망의 네 가지 근거는 책 곳곳에 담긴 여정을 통해 확인된다. 인간의 놀라운 지능, 자연의 회복 탄력성, 젊음의 힘, 굴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력. 구달은 “(변화는)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압도적인 독재와 폭정을 생각하면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에 “수백만 개의 물방울이 실제로 바다를 이룬다”고 말한다. 전쟁과 기후위기, 원전 오염수 방류 등 쉽게 희망을 말하기 힘든 시대지만, 희망은 여전히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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