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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출판계도, 언론도, 장악할 수 없다면 무너뜨린다

등록 2023-08-04 05:01수정 2023-08-04 10:11

책거리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서울국제도서전을 두고 불거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사이의 갈등이 점입가경입니다. ‘국고보조사업인데 수익금 보고를 누락했다’며 문체부는 2일 출협을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문체부의 문제 제기에 출협이 ‘장관 해임’ 촉구로 맞서자, 문체부가 아예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천명한 모양새입니다.

어디 출판계뿐이겠습니까. ‘방송장악’을 시도했던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이동관씨는 방송통신 분야를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이 후보는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또 장악해서도 안 된다”면서도 “선전·선동을 하는 ‘공산당 신문·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굳이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정부 2년차에 곳곳에서 나고 있는 이런 파열음들을 들으며, ‘장악할 수 없다면 무너뜨린다’는 포퓰리즘의 전략을 새삼 체감합니다. “전문성과 경험을 완전히 무효화하면, 결국에는 실제로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도 누구나 말하는 상태가 될 것”(‘파시스트 되는 법’)인데, 이것이야말로 누군가의 천국일 테니 말입니다.

아이돌을 둘러싼 공론장을 분석한 책 ‘망설이는 사랑’을 읽으며, 성마른 정의 관념이나 약아빠진 이해관계의 소용돌이에 붙들리지 않으려 ‘망설이는’ 태도가 가능하다면 그 중심엔 사랑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출판계의 오랜 열망이 담긴 도서전도, 언론인들이 강조해온 가치를 새긴 공영방송도,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결국 무언가에 대한 사랑을 동력 삼아 여태까지 존재해왔던 것이겠죠. 모든 걸 아예 무너뜨리겠다는 저 권력 공장에도 과연 무언가에 대한 사랑이란 게 존재할까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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