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에게 구조된 아기거북 ‘요시’
인간 보살핌 아래 수영 실력 키워
26개월 헤엄쳐 고향인 호주로
인간·동물이 함께 만든 감동
인간 보살핌 아래 수영 실력 키워
26개월 헤엄쳐 고향인 호주로
인간·동물이 함께 만든 감동
보물창고 제공
린 콕스 글, 리처드 존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l 보물창고 l 1만5000원
아프리카 남쪽 깊은 바다. 알록달록한 산호와 하늘하늘한 해면 사이로 수영을 즐기던 5살 아기 바다거북은 인간이 버려둔 그물에 걸려 버둥거린다. 숨을 쉬기 위해 해수면으로 올라가야 하는 거북은 길고 긴 그물을 끌고 겨우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다. 그러나 그물의 무게가 자꾸만 거북의 몸을 바닷속으로 끌어당기는데…. 비닐로 배가 가득 찬 고래,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목숨을 잃은 다른 바다 생물들처럼 아기 거북도 같은 운명을 걷게 되는 걸까.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위험에 처하는 바다 생물들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제주도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멸종위기 국제보호종인 제주남방큰돌고래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특별법을 추진 중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자연에서 살 권리를 침해당한 돌고래가 후견인을 통해 소송을 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 오염으로 목숨을 위협당하던 생물들이 다시금 인간의 도움으로 터전을 지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물에 걸려 허우적거리던 아기 거북도 요행히 근처를 지나던 어부에게 구조된다. 어부는 거북에게 일본어로 ‘행운’이라는 뜻의 ‘요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요시의 상처를 정성스레 치료해준 어부는 그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쿠아리움으로 데려간다. 요시가 그곳 수조에서 20년 동안 살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요시를 바다의 품에 돌려주기로 한 인간들은 18개월 동안 매일 그를 훈련시키며 강인한 수영 선수로 길러낸다. 그렇게 ‘지구 최고의 수영 선수’가 된 요시는 등껍질에 위성 추적 장치를 달고 바다로 돌아간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요시의 이동경로였다. 26개월 동안 쉬지 않고 무려 3만7천㎞를 헤엄친 요시는 결국 자신의 고향인 호주에 도착한다.
보물창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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