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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건강 지키는 미생물 품은 슈퍼히어로, 똥

등록 2023-12-22 05:00수정 2023-12-22 10:08

똥이 약이다
대장 건강부터 대변 이식까지
사빈 하잔·셀리 엘즈워스·토머스 보로디 지음, 이성민 옮김 l 히포크라테스 l 1만7000원

똥이 약처럼 효험을 발휘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4세기 초 중국 학자 갈홍은 건강한 사람의 발효된 대변으로 만든 수프 조리법에 관해 기록했는데, 이것을 마시면 치료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2017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어린이의 몸에 미생물 다양성이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2019년 자폐 스펙트럼 피험자 18명에게 대변 이식 치료를 했고, 2년 뒤 추적해보니 가족들은 치료 18주 이후로 증상이 꾸준히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우리의 장에는 바이러스, 세균, 진균 등 미생물들이 미생물군계(마이크로바이옴)라는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이 생태계와 우리 몸은 복잡한 대사 과정을 통해 상호작용을 한다. 그러다 환경이나 식습관 변화, 감염 등으로 미생물군계의 균형이 깨지면 비만, 당뇨, 자폐 스펙트럼,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이나 질환이 생긴다. 이때 장 생태계의 균형을 회복시킬 수 있는 미생물을 넣어주면 치료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건강한 공여자의 똥을 관장, 비위관, 캡슐 등을 통해 환자의 대장에 넣는, 대변 이식의 원리다.

미국 플로리다대 소화기내과 교수, 호주의 소화기내과 전문의이자 ‘대변 이식의 아버지’로 불리는 의사 등으로 구성된 지은이들은 “미생물 집단이 우리 건강을 지키는 슈퍼히어로”라고 말한다. 다만, 모든 개인이 지문만큼 고유한 미생물군계를 저마다 가지고 있는 만큼, 이 생태계가 건강에 미치는 작용과 관련해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은이들은 “미생물군계 연구는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다음 똥을 기다려 주기 바란다”며 유머러스한 당부를 남긴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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