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분배정의론
남기업·이진수·채은동 지음 l 이상북스 l 2만원 대한민국 전체 땅값은 2022년 기준 1경489조원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4.9배에 달한다. 대부분의 오이시디(OECD) 국가에서 총소득 대비 땅값은 1~4배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땅값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 땅은 소수만 갖고 있다. 대한민국이 100명의 마을이라고 가정한다면, 1명이 토지 면적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38명은 토지가 없다. 이로 인해 불평등은 심화되고 사회경제적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다. ‘땅에서 온 기본소득 토지배당’은 이처럼 한국의 토지 관련 통계를 제시하며 한국 부동산 문제의 해법으로 ‘토지배당제’를 제안한다. 토지에 보유세를 부과하여 세수 전액을 국민 모두에게 똑같이 분배하는 제도로, 토지보유세와 기본소득을 결합한 형태다. 토지+자유연구소의 남기업 소장과 이진수 전임연구원,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원이 함께 썼다. 저자들은 과거 정권에서 토지보유세 강화가 힘들었던 이유를 살핀 뒤, 토지배당제가 잘 실현되려면 네 가지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고 말한다. 공평한 분배, 종부세 폐지, 토지만 과세, 보유 토지 합산이 그것이다. 실제 이 제도를 구현하고자 할 때 과세 체계는 어떻게 할지, 어떤 부동산 정책과 함께 가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각 가정이 받을 ‘토지배당 고지서’의 예시도 보여준다. 부동산 정책은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기보다 새로운 분배정의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읽고 토론해 보면 좋겠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토지배당제’ 이야기가 나왔던 만큼, 기존 논쟁을 잘 갈무리해줬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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