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뉴 르네상스 시대의 디자인 혁명
조동성·김보영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1만5000원
조동성·김보영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1만5000원
잠깐독서
21세기, 르네상스, 디자인, 혁명.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무거운 용어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을 조합해서 나온 책의 주장은 전혀 새로운 의미를 던져준다. 한마디로 ‘메이드 인(Made in)에서 디자인드 인(Designed in)으로’, ‘바이 컴퍼니(by company)에서 바이 디자이너(by Designer)로’ 제품과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변환하는 시대가 이미 와 있으니 어서 빨리 대비하라는 것이다.
21세기의 새로운 르네상스는 대중산업사회에서 벗어나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지식과 정보가 핵심 자원으로 떠올라 인간은 정보 처리자이자 지식 창조자로서 가치가 재평가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창조적 지식은 디자인이고 그 능력은 디자이너에게 있다.
디자인의 개념도 새롭게 정의된다, 산업혁명 이후 20세기까지 디자인은 제품의 장식과 포장 또는 생산 설계와 계획 등 부분적인 의미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날 디자인은 무형 무한의 가치를 창출하고 지식을 창조해내는 아이디어 또는 모든 제조과정까지 아우르는 경영의 핵심 코드다. 따라서 ‘원조 디자인’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경제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를 입증하는 사례는 즐비하다. 세계적 명품으로 인정받는 삼성의 애니콜 휴대폰이나 이노 디자인 김영세 대표가 만들어낸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의 대성공 등이 대표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국이자 최빈국이었던 이탈리아는 연 200억 달러의 디자인 로열티 수익을 올리는 최고의 디자인 강국이 됐다.
저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에 대해 거부반응이나 망설임을 보인다고 전제하고, ‘사회책임 디자인 경영’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식물원료 플라스틱으로 된 휴대폰처럼 환경을 보호하고, 인간의 수호천사가 되는 기술을 활용하며, 고객과 종업원의 소리를 우선하고 그 프로세스까지 점검해 만족시키며, 사용은 물론 폐기까지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을 고안하라는 것이다.
결론에 이르러 ‘디자인 경영’의 선구자,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라는 ‘일갈’까지 들으면, 이제 경영자는 스스로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신봉자가 돼야 할 것 같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