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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독도 영토분쟁 단서’ 250년 전에 이미 예견

등록 2006-04-25 18:47수정 2006-04-26 15:01

조선후기 지식인, 일본과 만나다
조선후기 지식인, 일본과 만나다
조선 후기 일본통신사 기록 ‘계미사행’ 출간…‘일본록’에 언급
이대 한문학 전공자 4명 번역

조선 후기 조선통신사의 대미를 장식한 계미사행의 기록이 4권으로 번역돼 나왔다. 〈승사록〉(원중거 지음, 김경숙 옮김), 〈화국지〉(원중거 지음, 박재금 옮김), 〈일본록〉(성대중 지음, 홍학희 옮김) 〈일관기〉(남옥 지음, 김보경 옮김)이 그것. 각각 〈조선후기 지식인, 일본과 만나다〉, 〈와신상담의 마음으로 일본을 기록하다〉, 〈부사산 비파호를 날듯이 건너〉, 〈붓끝으로 부사산 바람을 가르다〉란 제목으로 소명출판에서 펴냈다.

계미사행(1763~64년)은 조선시대 통틀어 모두 12차례 이뤄진 일본행 통신사 가운데 11차행으로 12차행이 대마도에서 그친 탓에 사실상의 마지막 사행. 두 나라 문사들 사이 가장 많은 시문을 주고받았고 가장 많은 8종의 사행록이 찬술되는 등 후기 통신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승사록〉은 서기로 수행했던 실학파 원중거가 일기식으로 정리한 체험기록. 쓰시마에서 에도까지 일본 생활문화 전 영역에 걸친 실증적인 관찰기다. 〈화국지〉는 원중거의 또다른 저술로, 일본의 지리, 역사, 정치, 의식주, 풍속, 기술 등 76항목에 걸쳐 일본에 관해 종합적으로 기술한다. 그들의 침략근성을 통찰하고 불가근불가원을 대응책으로 제시한다. 〈일본록〉은 서기 성대중의 일기식 기술. 울릉도 사건을 해결한 안용복을 기술하면서 독도가 양국 영토분쟁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또 공식기록이 놓치기 쉬운 사행의 이면상을 기록해 읽는 재미가 있다. 〈일관기〉는 서얼 출신 제술관 남옥의 기록. 일본 문사들과 교류를 담당한 그는 조·일교류의 문제점과 해결책도 제시한다. 그가 정쟁에 희생되면서 묻혀 있다가 이번에 알려지게 됐다.

계미사행의 특이점은 돌아오는 길 1764년 4월7일(음력) 오사카에서 상방 집사 최천종이 피살된 것. 사건은 승사록의 420쪽, 일관기 496쪽, 일본록의 86쪽부터 기술돼 있다. 사건은 두둑히 한 몫 챙기는 기회인 역관무역의 주도권을 싸고 사행과 대마도인 사이의 힘겨루기에서 발생했다. 일본 쪽은 거울 절도에서 빚어진 단순사건이라 주장한 반면 원중거는 사건의 경위를 자세하게 기록함은 물론 원인을 제대로 짚고 있다. 사건을 통해 역관무역의 이면, 대마도인과 사행 간의 긴장관계, 대마도인의 간교함 등을 엿볼 수 있다.

번역자 4명은 모두 이화여대의 한문학 전공자들. 2002년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3년에 걸쳐 원문 강독과 토론을 거쳐 번역했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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