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 거처하던 곳
기둥·받침대·기와등 해체된채 자재창고에
기둥·받침대·기와등 해체된채 자재창고에
흥선 대원군이 거처하던 운현궁 사랑채 ‘아재당(我在堂)’이 경기 화성시 활초동 한 자재창고에서 해체된 상태로 고스란히 발견됐다.
14일 〈한겨레〉가 방문한 60평 가량의 창고 안에는 지름이 50cm에 이르는 기둥들과 수십여개의 받침돌, 단아한 무늬가 수놓인 기와가 가득했다. 아재당 부재들을 보관해 온 경기 안양시 ㅇ건설 쪽은 “2002년 4월께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500여평의 땅과 이 건물을 함께 사들였다”며 “질좋은 춘양목을 쓰는 등 집의 가치가 남다르다는 말을 듣고 부재들을 팔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재당은 ‘내가 있는 곳’이란 뜻으로 흥선대원군의 위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건물로, 1969년 운현궁 일각이 옛 동양방송에 팔릴 당시 김재덕 한국맥주판매주식회사 사장이 그때 돈 200만원에 사들여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택 일대에 그대로 옮겨놓았던 것으로 전해져왔다.
1994년 서울시는 ‘정도 600돌 기념사업’의 하나로 운현궁 복원사업을 시행했으나, 아재당에 대해선 헐려 사라진 것으로 단정하고 복원 계획에서 제외한 바 있다.
아재당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한 문화재연구가 이순우(44)씨는 “아재당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은 만큼 서울시나 문화재청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문화재과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협의해 사실확인에 나서겠다”며 “건물의 가치와 운현궁의 여유 공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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