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여성평론가로 산다는 것
심영섭 지음. 열린박물관 펴냄. 1만1000원
심영섭 지음. 열린박물관 펴냄. 1만1000원
<대한민국에서 여성평론가로 산다는 것>의 저자는 영화평론가이자 심리학 박사다. 필명 심영섭도 ‘심리학과 영화를 두루 섭렵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책에 그려진 그는 “원고 청탁의 양이 들쑥날쑥한데다 그마저 언제 끊길지 모르는 불안정성을 운명으로 알고 살아가야 하는” 프리랜서다. 게다가 “여성 평론가라는 이유로 한 편에서는 페미니즘적인 시각의 평을 기대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페미니즘적인 평만 쓰는 편협한 영화평론가라고 몰아부치는 이 사회의 편협함”도 미묘하지만 강하게 그를 옥죈다. 하지만 그는 여성 남성의 경계를 넘어선 너그러움으로 “여성권한지수 78위인 이땅에서 아주 늙어서까지 영화 글쟁이로 살아남고 싶다”는 특유의 에너지와 강인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스물일곱 첫 결혼에 아이를 낳고 3년 만에 이혼한 이야기나, 재혼해 성이 다른 두 아이와 함께 스텝패밀리를 꾸린 이야기 속에서는 ‘영화평론가’라는 화려한 외피 속에 감춰졌던 여자 심영섭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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