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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온전한 개인’은 ‘집단의 월드컵 계절’ 어떻게 견디려나

등록 2006-06-08 22:03수정 2006-06-09 14:54

그러나 개인은 진화한다<br>
남재일 지음, 도서출판 강 펴냄, 1만2000원
그러나 개인은 진화한다
남재일 지음, 도서출판 강 펴냄, 1만2000원
잠깐독서

언제나 책을 처음 받아볼 때 그렇듯, 제목의 내력이 우선 궁금하다. 역시나 지은이는 책머리에 친절한 설명을 해놓았다. “모은 글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딱 하나의 목소리만 도드라진다. 집단에 대한 불신과 개인에 대한 희망! ‘그러나 개인은 진화한다’고 제목을 붙여놓았지만 정말 그런지 확신은 없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그런 희망을 갖게 됐다.”

10년의 문화 담당 기자 이력에 이은 활발한 글쓰기로 ‘남재일식 문화읽기’의 마니아까지 제법 거느리고 있는 지은이가 영화 비평문을 중심으로 그동안 여러 매체에 쓴 컬럼, 인터뷰 등을 묶어낸 까닭에 책의 형식을 규정하기는 마땅찮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주제’는 일관된 맥을 이루고 있다. 첫번째 화제로 세계 최장기 비전향 장기수의 다큐 ‘선택’을 내세워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 속 개인을 조명한 것도 그렇고, 마지막에 덧붙인 ‘황우석 보도와 언론의 어법’에서 무지한 집단의 폭력 또는 지배적 명분이나 권력의 등 뒤에서 행사하는 (언론의) 가면의 폭력’을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들아! 식욕 없을 땐 영양 균형을 위해 비빔밥을 사 먹어라, 사리 분별이 안되는 일에는 사람 많은 줄 뒤편에 서라”. 군사집단의 광기가 아직 시퍼렀던 1980년대초 대학 입학을 위해 상경할 때 아버지가 준 2가지 주문에 대해 그는 첫번째는 미심쩍었고, 또하나는 못마땅했다니, 그 때 이미 집단에 대한 거부의 싹이 있었던 셈이다.

‘우리 사회가 자신처럼 ‘병영에서 키워진’ 40대 386세대 남성의 정체성만큼만 민주화가 진행됐다’고 진단하는 그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해묵은 집단적 상상력이 아니라 정치와 개인과 일상을 연결하는 감수성이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온전한 개인의 재탄생을 갈망한다는 그, 한 때 박주영 신드롬을 보고 집단적 숭배와 폭도 바이러스, 파시즘의 목소리를 떠올렸다는 그가 다시 돌아온 ‘월드컵의 계절’을 어떻게 날 지 궁금하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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