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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만화 무크지…19인분 밥상 그득 차렸네

등록 2006-06-08 22:15수정 2006-06-09 14:53

BOB[밥]-코믹무크1<br>
거북이북스 펴냄. 석정현 외 19인 지음. 8800원
BOB[밥]-코믹무크1
거북이북스 펴냄. 석정현 외 19인 지음. 8800원
잠깐독서

‘밥’이라는 소재로, 기발한 상상력을 양념삼아 19편의 이야기를 비벼낸 만화 무크지가 나왔다. “시들어가는 만화시장에 힘을 불어넣겠다”며 청강문화산업대와 거북이북스가 손잡고 내놓은 코믹무크지 1호 이다. 잡지와 단행본의 장점만을 살려, ‘하나의 키워드’를 주제로 한 새로운 매체를 내놨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실험’이라 할만하다.

문흥미, 박무직 등 대중적으로 유명한 작가들부터 만화과 출신의 젊은 작가들까지 다양한 ‘밥상’이 차려진다. ‘밥’의 정의는 이야기마다 각양각색. 결혼 못한 아들·딸의 안부가 궁금할 때 핑계삼아 ‘밥은 먹고 다니냐?’ ‘밥이 보약이야’라고 전화하는 부모님에게 ‘밥’은 소통의 한 방편이다(박순구 ‘BOB’). 좋아하는 여자의 ‘뭐 먹을래?’라는 한마디에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친듯이 먹어 뚱보가 된 남자에게 ‘밥’은 감춰진 성욕을 뜻하고(석정현 ‘뭐 먹을래?’), 자신을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강아지에게 ‘밥’은 주인‘여자’를 향한 사랑의 또다른 표현이다(문흥미 ‘맘마’). 밥(Bob)이라는 외국인을 등장시키거나(삼박자 ‘Bob 전설’), 밥과 총각김치 사이의 동성애를 그리는(박무직 ‘숟가락님이 보고 계셔’) 등의 상상력은 애교가 넘쳐난다.

‘가벼운’ 상상의 나래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지방 70㎏을 흡입한 징그러운 유충을 ‘콜레스테롤도 전혀 없는 건강식’이랍시고 비싼 돈을 내고 다시 먹는 여자 이야기(정철 ‘나나니 다이어트 클리닉’)는 지나친 다이어트 열풍을 비꼬고, 비닐하우스에 혼자 살던 초등학생이 자기가 밥 먹여주던 도사견에게 물려 죽은 실제사건을 재구성한 이야기(최호철 ‘철망바닥’)는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만화시장에 던져진 이들의 고군분투 ‘게릴라전’은 ‘에로틱’이라는 소재로 9월에 펴낼 무크지 2호에서 이어질 계획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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