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새 헌법 필요한가’ 대토론회…‘2단계 개헌론’ 공감대 커지나

등록 2006-07-07 19:16

“연내 4년 중임제로 바꾸고 다음 국회서 전면개혁”
시민단체·일부 정치권 긍정적 반응
반대쪽 “현행법 유지”…권력구조 개편에 그칠 우려도

이른바 ‘2단계 개헌론’이 조금씩 탄력을 받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를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는 개헌을 2006년 말까지 끝내는 게 1단계 개헌이다. 뒤이어 2008년 4월에 구성될 18대 국회가 현행 헌법 전반에 걸쳐 개정 작업을 벌이는 게 2단계 개헌이다.

점진적 개헌론이라 부를 만한 이런 제안이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주최한 헌법 토론회를 지배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헌법 필요한가’ 대화모임(사진)에서 상당수 참석자들은 두 가지 점에서 의견을 접근시켰다.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이 민주화 등 시대변화를 제대로 담지 못해 정치의 책임성·효율성·대표성 등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첫번째 문제의식이었다. 이에 비해 헌법 개정에 필요한 국민적 공감대나 심도깊은 연구, 정치권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현실 판단도 함께 했다.

이홍구 전 총리, 양건 한양대 교수, 임혁백 고려대 교수 등 세 명의 발제자들은 단계적·점진적·개량적 개헌론 등을 뼈대로 대화를 풀어갔다. “2012년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는 조항에 국한한 개헌을 이번 가을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처리하고, 본질적 조항에 대한 논의는 18대 국회에서 처리하자.”(이홍구) “현행 5년 단임 규정만 바꾸면 4년 중임제 개헌이 가능하다. 합의하기 쉬운 영역부터 개헌하고 그 바탕 위에서 높은 단계의 헌법구조 개혁을 논의하자.”(임혁백)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토론에 참석한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한국 사회의 가치와 담론을 포괄하는 전면적 개헌을 준비하되 그 일정을 17대 국회에서 합의하는 단계적 개헌론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17대 국회가 헌법을 전면적으로 바꾸기엔 대표성이 부족한 만큼, 대통령 4년 중임제부터 논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고, 이강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다소 논란은 있겠지만 4년 중임제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는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크게 두 가지 지점에서 반론이 제기됐다. 우선 ‘개헌 불필요론’이다. 김창기 〈조선일보〉 편집부국장은 “현행 헌법은 여야 합의와 다수 국민의 동의 위에 지난 19년간 큰 탈 없이 유지됐다”며 “헌법은 정당, 정부, 언론, 시민단체 등이 원하는 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원할 때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경대 전 한나라당 의원도 “학계 등이 헌법을 논의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금 정치권이 개헌 문제에 국력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권력형 개헌 반대론’도 나왔다. 헌법 개혁이 권력구조 개편 문제로 귀결되는 흐름을 경계하는 주장이다. 홍윤기 동국대 교수는 “헌법의 민주적 개혁에 대한 논의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직무규정에 대한 낮은 수준의 논의로 귀결되고 있다”며 “국가가 사람들에게 어떤 삶을 보장할 것인지, 사람들은 국가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등 미래기획을 담는 헌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도 “권력구조 개편 문제만 논의하면 헌법 논의가 ‘과잉정치화’된다”며 “기본권, 사회경제적 권리, 문화적 권리 등을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책위원장도 “권력구조 중심의 개헌 논의에 대해 시민사회는 별 관심이 없다”며 “지금 상태에서 대통령제나 내각제를 논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천만 감독·천만 배우·300억 대작, 썰렁한 극장가 달군다 1.

천만 감독·천만 배우·300억 대작, 썰렁한 극장가 달군다

‘정년이’ 김태리 출두요…여성국극, 왜 짧게 흥하고 망했나 2.

‘정년이’ 김태리 출두요…여성국극, 왜 짧게 흥하고 망했나

책 버리려거든 통도사로 보내시오…“책들한테는 절이 최고 안전” 3.

책 버리려거든 통도사로 보내시오…“책들한테는 절이 최고 안전”

신라인의 성지 경주 낭산에 숨긴 ‘비밀’…재발굴하면 뭐가 나올까 4.

신라인의 성지 경주 낭산에 숨긴 ‘비밀’…재발굴하면 뭐가 나올까

‘문제적 인간’ 미당 서정주, 밝음·어둠 뒤섞인 그 세계 5.

‘문제적 인간’ 미당 서정주, 밝음·어둠 뒤섞인 그 세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