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책포럼’ 8일 좌표 점검
좋은정책포럼이 자신들의 좌표를 좌·우 인사들로부터 두루 점검받으려는 논쟁적 자리를 마련했다. 8일 오후 2시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민주정부의 위기와 진보개혁세력의 진로’를 주제로 정기포럼을 연다.
올해 초 출범한 좋은정책포럼(공동대표 김형기·임혁백)은 한국 이데올로기 지형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포럼은 ‘한국형 제3의 길’을 공개적으로 표방했다. 민주노동당 성향의 좌파 지식인 그룹과 일정한 선을 긋고 있다. 대신 중도개혁 성향 지식인 집단으로부터 새로운 흐름을 창출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구체적 정책대안으로 점진적 개혁을 이루려 한다는 점에서 한국판 페이비언주의자라 부를 만하다.
일부 보수언론은 이들을 ‘뉴레프트’라고 부른다. 그러나 좋은정책포럼은 새로운 좌파가 아니라 90년대 시민운동의 연장선에 있는 중도개혁 또는 중도좌파 성향의 모임이다. 이들의 고민은 ‘민주정부의 내실화’ 또는 ‘실력있는 민주정부의 창출’에 쏠린다. 이번 포럼에서도 그런 지향을 분명히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미리 나눠준 발표문에서 “진보개혁세력이 ‘좋은 사회’의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해 사회적 다수의 형성에 실패했다”며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는 유능한 민주정부의 창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역시 포럼의 회원인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발표문에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정당이 아니라, 분명한 정체성과 정책적 지향을 가진 민주정당의 정립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의 독자정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일정한 협조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결국 좋은정책포럼의 핵심 인사들은 김대중-노무현을 잇는 ‘제3기 민주정부’의 정책지향을 다듬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 점에서 8일 모임은 좋은정책포럼이 자신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토론장이 될 전망이다. 김부겸 열린우리당 의원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토론자로 참가한다. 역시 토론자로 참석하는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운동 진영에 비판적인 좋은정책포럼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심거리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