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를 창조한 사나이
히라노 다카아키 지음. 박영진 옮김. 굿모닝북스 펴냄. 1만2000원
히라노 다카아키 지음. 박영진 옮김. 굿모닝북스 펴냄. 1만2000원
샤프란 말을 들으면 샤프펜슬을 먼저 떠올릴 사람이 많을 것이다. 1915년 봄 하야카와 도쿠지(1893~1980)는 지금은 샤프펜슬이라 불리는 ‘하야카와식 금속 구리다시 연필’을 발명했다. 하야카와 도쿠지는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창업자다. 샤프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라디오,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태양전지를 만들어냈고, 세계 최초로 탁상전자계산기를 개발했다.
첨단전자제품을 잇달아 만들어낸 하야카와 도쿠지는 초등학교 1년 중퇴 학력이 전부다. 그는 찟어지게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8살때 금속세공업체의 견습직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923년 도쿄대지진으로 온 가족과 사업기반을 잃었고, 2차대전 패전의 잿더미를 딛고 샤프를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이 책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창조적 기업가의 완벽무결한 일대기를 강조하다보니 마치 위인전기같은 인상도 준다. 또 일본사람인 지은이는 샤프가 2차대전 때 일본군 레이더 같은 군수물자를 생산했고, 한국전쟁의 특수로 도약 발판을 마련한 시대배경은 스쳐가듯 다뤘다. 한국 독자에겐 껄끄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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