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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조선시대를 수놓은 아름다운 벗

등록 2006-09-07 18:42수정 2006-09-08 14:59

거문고 줄 꽂아놓고<br>
이승수 지음. 돌베개 펴냄. 9500원
거문고 줄 꽂아놓고
이승수 지음. 돌베개 펴냄. 9500원
벗이 있어 삶은 외롭지 않다. 당나라 시인 왕발은 “이 세상에 한 사람 지기 있다면, 하늘 끝에 있어도 이웃과 같네”라고 노래했다. 그렇다면 ‘나를 알아주는’ 벗은 어떤 이일까? <거문고 줄 꽂아놓고>(돌베개)는 조선시대 아름다운 벗들의 사귐을 보여준다. 나이도 계층도 성도 이념도 달랐지만, 진정한 믿음과 깊은 이해로 홀로 선 이들의 외로움을 사그라들게 한 벗들의 일화가 모여있다. 정몽주와 정도전, 이황과 이이, 이항복과 이덕형 등 흔히 알려진 이들은 물론, 나옹화상과 이색, 허균과 매창, 나빙과 박제가 등의 귀한 벗 사귐도 묵직한 즐거움을 더한다. 다만, 이 책이 말하는 우정은 알맹이 없는 낭만의 소산이 아니다. 오늘날은 옛날과 달리 진정한 벗 사귐이 없다는 개탄도 없다. 이야기의 줄기는, 뼈저린 안타까움과 매서운 성찰이다. 사람의 됨됨이보다 패거리의 짝맞춤이 더 중시되는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의 진실과 능력과 소망이 버려지는 현실을 차갑게 돌아보며 아프게 되새긴다. “같은 점을 기준으로 보면 모든 존재는 나뉘지 않는데, 다르게 보려고 하면 작은 차이가 세상을 두쪽으로 나누기도 한다. (퇴계와 율곡) 둘을 극명하게 나눈 것은 이들을 권력의 근거로 삼으려는 뒷사람들이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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