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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고구려 주몽만 있냐? 신라 김춘추도 있다!

등록 2006-09-07 19:00수정 2006-09-08 15:01

김춘추 외교의 승부사<br>
박순교 지음. 푸른역사 펴냄. 1만5000원
김춘추 외교의 승부사
박순교 지음. 푸른역사 펴냄. 1만5000원
잠깐독서

수나라, 당나라를 물리친 동북아 강자 고구려를 생각하면 우리 가슴은 뛴다. 최근 <주몽> <연개소문> 같은 고구려 소재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바탕엔 외세의 침략에 시달린 ‘서글픈’ 근현대사를 대체하고 싶은 심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고구려가 강조될수록 ‘통일신라’는 쪼그라든다. 고구려, 백제 멸망 뒤 한반도 안으로 좁아진 민족의 터전 때문에 ‘과연 신라가 삼국통일을 했는가’란 의문도 나온다.

그런데 지은이는 신라, 그것도 ‘고조선 멸망 이후 8백여년의 분열을 종식한 김춘추(태종무열왕)’에 주목했다. <김춘추의 집권과정 연구> 가 박사학위 논문인 지은이는 ‘삼국통합은 한 인간의 노력과 의지의 결실’이라 보고 ‘치열하게 운명과 맞서 싸운 김춘추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김춘추는 고구려, 왜로 건너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외교전을 펼쳤고, 648년 당나라 태종과 만나 마침내 나당동맹을 완성한다. 한반도 동남쪽의 약소국 신라가 삼국통합의 밑그림을 완성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춘추는 반대파의 정치공세를 ‘전방위 압박외교’로 극복하고, 차기 왕위 계승자 자리를 굳혔다.

외교가 정치의 연장임을 김춘추가 간파한 것은 정치학의 ‘양면게임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1988년 미 하버드대 정치학과 로버트 퍼트남 교수는 국제정치와 국내정치를 엄격하게 구분해온 기존 학계 관행을 비판하며, ‘양면게임’(two-level games)개념으로 국내정치와 국제관계의 연계와 상호작용을 설명했다. 김춘추는 ‘외교의 승부사’답게 외교란 외부게임과 국내정치란 내부게임을 동시에 진행해 승자가 됐다.

이 책은 상상력과 사료를 버무려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김춘추의 대담성과 고민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이 때문에 소설처럼 술술 읽히지만 역사적 사실과 지은이의 해석, 상상이 뒤엉키는 느낌도 준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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