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김시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2000원
김시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2000원
‘동양 고전’에 대한 선입관 두 가지! 하나. ‘맹자 왈, 공자 왈’은 따분하다. 둘. 꿈꾸기도 어려운, 군자가 되라 해 부담된다. ‘동양 고전에 대한 책’임을 언뜻 연상시킬 수 없는 제목만큼, 이 책은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관을 깬다. 작가는 짧고 경쾌한 문장과 친절한 해설로 장자와 양주 등 동양 철학자들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무엇보다 서양 철학의 이기주의와는 조금 다를지라도 개인의 행복을 옹호하는 이기주의를 동양 고전에서 발견하는 맛이 쏠쏠하다. 이기주의를 긍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하니, 대의를 가르치는 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마음도 편하다. 사실 <논어>에서는 소인이 나쁜 의미로 쓰이지 않았다고 지은이는 풀이한다. 단지, 대인의 자리에 있으면서 소인의 삶을 사는 이들을 나무랐다는 것이다. 월급날에 기분 좋아지고 일 많이 시키면 우울해지는, 작은 일에 울고 웃는 소인에 가까운 나로서는 이 책이 매우 반갑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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