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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남자와 역사와 사회와 남북과 국가의 거짓말들

등록 2006-09-14 19:20수정 2006-09-15 18:40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br>
정혜신 외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2000원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정혜신 외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2000원
잠깐독서

성폭력을 저지른 남성들은 왜 ‘안했다’고 주장할까? 정말 ‘안했기’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차별은 남성들의 일상적인 문화이자 권리였으니, 남성들은 문제제기를 받아도 뭘 잘못했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남성의 거짓말’의 실체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어떤 사람한테는 참이, 어떤 사람에게는 거짓일 수 있다”며 “거짓말과 참말은 권력관계에 의해 구조화된 인식론적 관점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한겨레출판)은 우리사회의 다양한 거짓말을 뜯어본다. 지난 3월 ‘한겨레21’ 주최로 열린 7번의 인터뷰 특강을 책으로 묶어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은 ‘사람의 거짓말’을 이야기한다. 거짓말을 하는 심리적인 근본코드는 나르시즘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아무런 죄책감 없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 역사학자 한홍구와 박노자는 ‘한국사의 거짓말’을 해부한다. 단군할아버지, 야스쿠니 참배와 국립묘지 등 시대를 넘나든다. 다행히도 한국은 거짓말이 점점 안 통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부천서 성고문사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을 겪으면서 민중들에게는 ‘속지 않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두식 교수는 국기에 대한 맹세와 학술지 조작 등에서 드러나는 ‘거짓말 권하는 사회’를 비판한다. 한국사회가 각종 증명서류를 요구하는 까닭은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고 전제하는 탓이다. 과학저술가 김동광은 황우석이라는 스타 과학자의 거짓말을 용인해준 거대한 과학시스템에 주목한다. 원죄는 ‘성찰하지 않는 과학’에 있다. “북이 최고인 줄 알고 살았다”는 탈북자 김형덕은 선거 때마다 부는 ‘북풍’을 보면서 남북이 서로 어떤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평화운동가 프라풀 비드와이는 인도가 ‘영적인 장소’ 또는 ‘차세대 강대국’이라는 일반의 환상을 깨뜨려준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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