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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216명 ‘이한구 학회장 사퇴촉구’ 파문

등록 2006-09-14 21:19수정 2006-09-15 09:46

“회장 직함 전시작통권 환수 반대 서명 주도” 이유
현직 교수를 중심으로 한 216명의 철학자들이 이한구 한국철학회 회장(성균관대 교수)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추진 중단을 주장한 ‘선진화국민회의’의 집단 성명에서 이한구 회장이 한국철학회를 정치적으로 악용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김상봉 전남대 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유초하 충북대 교수, 진중권 중앙대 교수 등 전국 각 대학의 철학전공 교수와 강사 216명은 14일 서울 안국동 달개비 카페(옛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어 “이한구 회장이 회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회장 직함을 내세워 전시작전권 환수추진 중단을 위한 서명운동을 주도함으로써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 회장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회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명자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상봉 교수는 “철학자들이 정치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는 있지만, 이때에는 개인의 자격임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며 “500여명 회원들에게 구체적인 동의를 구하지 않고 공적인 직함을 정치적 문제에 대한 집단 서명에 사용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선진화국민회의’의 전시작전통제권 관련 성명에는 이 회장 외에도 김태길(학술원장), 이명현(서울대 교수), 이석희(전 중앙대 총장), 박영식(연세대 교수), 이영호(성균관대 명예교수), 이초식(고려대 명예교수), 차인석(서울대 명예교수), 김여수(경희대 교수) 등 전·현직 한국철학회 회장 9명이 참여해 주도했다.

이번 서명 참여자들은 이 회장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면, 조만간 학회 총회를 열어 불신임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학계 안팎의 파장이 예상된다.

글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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