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상을 훔치다
반칠환 글. 홍승진 사진. 평단 펴냄. 9800원
반칠환 글. 홍승진 사진. 평단 펴냄. 9800원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를 못 쓰는 장영희 교수. 그에게 독서는 “세상과 연결하는 통로이며, 작중 인물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공감하게 되는 대리경험”이다. 시인 반칠환은 그를 ‘타고난 여행가’라 부른다. 글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경영하는, 정신의 여행자.
<책, 세상을 훔치다>는 이처럼 시인 반칠환이 만난 ‘18인과 책’ 이야기다. 교보문고에서 펴내는 월간 ‘사람과 책’에 연재한 인터뷰글 중 18편을 묶었다. “독서란 한마디로 산소”라고 말하는 문학평론가 이어령, “육체가 매일매일 밥을 먹듯이 책은 정신의 에너지를 제공해준다”는 한비야, “독서는 내 영화의 자양”이라는 영화감독 박찬욱, “독서의 즐거움은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한 경지를 넘는 느낌,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라고 읊는 시인 장석주 등 책에서 ‘무언가’를 훔쳐낸 이들의 독서체험기가 시인 특유의 달큼한 글솜씨와 어우러진다.
이들이 섭취한 ‘영혼의 식단’을 들여다본 저자의 한마디. “나는 이들과 인터뷰하면서 독서는 골방에서, 하지만 얼마나 강렬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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